전자음을 중심으로 사운드를 만들고 과하지 않은 사랑 이야기를 품은 가사는 댄디한 두 멤버의 이미지와 좋은 궁합을 이룬다. 특히 '운명'에서 깔끔한 정장을 입고 스윙 댄스처럼 경쾌한 춤사위는 다시 돌아온 '현재'의 동방신기가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다만 이를 완전한 새 출발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게으름뱅이'는 데뷔곡 'Hug'의 작곡가였던 박창현의 작품으로 여전히 과거 보이 그룹의 사랑 감성을 풀어내고, 'Sun & Rain'은 아카펠라 그룹이었던 시절을 또다시 좇고 있기 때문이다.
마찰은 이 지점에서 나타난다.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명확한 위치를 정하지 못한 탓에 음반의 구성이 흔들린다. 'Only for you'는 내내 이어지던 가볍고 시원한 이미지에 제동을 걸며 마치 데뷔 초 샤이니가 '누난 너무 예뻐'로 여심을 공략했듯 직설적이고, 나이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어긋난다. 연이은 유노윤호의 솔로 곡 '퍼즐'은 지난 < Catch Me >처럼 과도한 하우스에 기대 대중성을 놓치고 비음을 강조한 보컬 라인이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린 양 매끄럽지 못하다.
이 같은 맹점은 퓨처베이스를 중심으로 농염한 매력을 가득 담은 최강창민의 솔로 곡 'Closer'나 신시사이저 기반의 팝 발라드 '새벽공기'의 단단함을 무마시킨다. 전자음을 중심으로 곡이 채워지다 펑키한 브라스로 호흡을 바꾸는 'Bounce', 1980년대 배경의 영화 < 싱 스트리트 >의 OST 'Drive it like you stole it'의 베이스, 드럼 라인과 닮아 복고 지향적인 'Wake me up'까지. 보여주고 싶은 게 너무 많은 탓에 오히려 초반부 매력 포인트까지 흩뜨려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반의 '호불호'가 호에 쏠릴 수 있는 이유는 데뷔 15년 차 그룹이 꾸준히 대중과의 접점을 맞춰간다는 데 있다. 다섯에서 둘로 멤버가 줄고 발표한 소포모어 < Catch Me >가 너무 앞서 나가 오히려 뒤처졌던 덥스텝 중심의 이디엠이었다면, < TVXQ! The 7th Album 'TENSE' >는 리얼 악기 중심으로 펑키하고 재지한 면모를, 그리고 이번 < New Chapter #1 : The Chance Of Love >에서는 미니멀한 구성으로 트렌디한 이미지를 드러낸다. 물론 거친 부분이 존재하긴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타성에 젖지 않은 생명력을 보여주는 신보다.
-수록곡-
1. 평행선

2. 운명

3. 다 지나간다...

4. Only for you
5. 퍼즐
6. Closer
7. Bounce
8. Wake me up
9. 게으름뱅이
10. 새벽 공기

11. Sun & 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