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 10. 03)

보컬 : 이승철, 김태원, 기타 : 김태원, 이지웅, 베이스 : 김병찬, 황태순, 키보드 : 송태호, 편곡 : 김태원, 코러스 : 하태환, 김태원, 믹싱 : 송영헌, 사진, 서광구, 디자인, 이견웅, 녹음 : 서울 스튜디오, 기획 : 백강기, Famaily production, 배급 : YBM

초창기 김태원(보컬, 기타), 이지웅(기타), 이태윤(베이스, 보컬), 황태순(드럼) 등으로 이루어졌던 부활은 1985년 디 엔드(The End)라는 이름으로 결성되었다. 당시 최고의 연주력으로 또래 팀들 중에서도 가장 돋보였던 이들은 콘서트 1회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우며 단연 최고의 인기그룹으로 우뚝섰으며 기타 추종자들의 집요한 관심의 표적이 되었다. 파고다 예술관 공연 중 매니저 백강기를 만나게 된 이들은 진주 출신의 김종서를 싱어로 맞으면서 1985년 7월 3일 부활이란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김종서가 팀을 떠나고 오디션을 통해 2번째 보컬 이승철을 뽑고 나서야 역사적인 데뷔앨범을 발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종소리와 빗소리로 시작하는 '희야'란 곡이 라디오를 장악하면서 부활은 전성시대를 예약했고 이 앨범은 젊은이들의 필청 음반으로 꼽히게 된다.
언더그라운드의 실력자 양홍섭이 만든 '희야'로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기 시작했지만, 이들의 진면목은 '비와 당신의 이야기', '슬픈 환상'에서 들려준 멜로디컬한 요소와 차이코프스키(P. I. Tchaikovsky)의 곡을 차용한 '인형의 부활'에서 김태원이 기타 양손 태핑으로 표현한 클래시컬한 요소, 헤비메탈 양식의 기본기(진군하는 기타 사운드, 애드립, 휘몰아치는 기타와 드럼의 조화 등)를 잘 보여주는 '너 뿐이야', 국악적인 탐색과 기타 애드립의 진수를 보여주는 '사랑이 아닌 친구', 그리고 3옥타브를 부드럽게 넘나드는 이승철의 보컬 등에 있다. '희야'와 '비와 당신의 이야기'에서부터 보여준 '비'에 대한 김태원의 애정은 이후 3집의 '흐린 비가 내리며는', 4집의 '잡념에 관하여', 6집의 '가능성', 7집의 '안녕', 8집의 '섬' 등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90년대 말부터 유행한 하드코어에서나 어울림직한 그의 목소리는 백보컬의 기능을 넘어서 간간이 이승철의 영역을 침해하고 있다. 이것은 이승철이 당시 헤비메탈에 부적합한 음색을 보유하고 있다고 본 측면에서 보충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되곤 했다. 보컬에 대한 김태원의 욕심은 2집에서 더 확대되어 나타난다.
들국화의 1집이 국내 록음악의 두 번째 전성시대를 예고하던 도화선이 되었다면 부활의 이 앨범은 시나위 1집, 백두산 1집 등과 함께 본격적인 메탈의 지형탐사를 주도했던 음반이며 헤비메탈은 최대한 강력하고 속주여야하며 시끄러울수록 좋다는 전형적인 인식을, 얼마든지 다양한 톤의 솔로와 뛰어난 멜로디로 색다를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되었다.

* 앨범 뒷면에는 '라우드니스(Loudness)를 지옥으로 보내자'란 문구가 한 고등학생의 글로 새겨있어 음악보다는 반일감정이 더 앞섰던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활의 1기 팬클럽 회장은 김태원에게서 기타를 사사 받고 후에 대학가요제에서 신고식을 하는 '신해철'이다.

1. 희야(작사·곡 : 양홍섭)
2. 비와 당신의 이야기(작사·곡 : 김태원)
3. 너뿐이야(작사·곡 : 김태원)
4. 길가의 연인들(작사·곡 : 이승철)
5. 인형의 부활(작사·곡 : 김태원)
6. 슬픈 환상(작사·곡 : 김태원)
7. 사랑이 아닌 친구(작사·곡 : 이지웅)
8. 사랑의 흔적(작사·곡 : 양창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