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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ature    김도헌의 Twist And Shout
      • 종현의 명복, 그리고 아이돌 헝거게임
      • DATE : 2017/12   |   HIT : 8866
      • by 김도헌

      • 소중한 청년을 잃었다. 꿈 많고 열정으로 충만했던 샤이니 종현의 안타까운 선택은 더욱 이 겨울을 춥고, 또 쓸쓸하게 만들었다. 멤버들과 수많은 가요계 동료들,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한 아티스트는 너무도 아팠고, 고통스러웠으며, 힘겨웠던 나날을 견뎌야 했음을 절절한 마지막 편지로 남겼다. 그러나 종현의 마음속 깊은 상처는 치유될 수도 있었다. 우울함이 그를 집어삼키지 않게 노력할 수도 있었다. 최소한 이처럼 극단적인 결과는 없어야 했다.

        종현이 밴드 디어 클라우드의 보컬 나인에게 유서를 전달한 때가 솔로 콘서트 이틀 전인 12월 7일이니 그를 구할 수 있었던 11일의 시간이 있었다. 더구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은 충동적이지 않다. 하루아침에 결심되는 결과가 아니다. 수개월 동안 이미 종현의 상태는 심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가족들은 평소보다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고 했다. 그러나 팬들과 대중은 종현의 상태를 전혀 알 수 없었다. 소속사는 몇 개월간 정상적으로 스케줄을 진행했고 솔로 콘서트를 개최했다. 아무리 계획된 일정이라 해도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아티스트의 상태를 고려해 스케줄을 취소하거나 진솔하게 팬들에게 공지해야 했다. 종현에겐 '의사 하기 참 쉬운' 의사들과의 의례적인 조언보다 진심 어린 상담과 공감, 그리고 휴식이 필요했다.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종현의 상태는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SM 엔터테인먼트가 거대 자본과 획일화라는 부정적 이미지에서 혁신적인 콘셉트로 평단의 지지를 얻어낸 계기가 바로 샤이니였다. 천편일률의 댄스곡을 넘어 수수께끼로 가득한 가사와 세련된 퍼포먼스, 매끈한 최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Sherlock', 'Dream girl', 'View'를 통해 SM은 실험과 성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샤이니의 존재로 케이팝은 단순한 동방의 음악에 머무르지 않고 선명한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었다. 샤이니와 에프엑스는 차세대 SM을 상징하는 그룹이었으며 소속사에 소중한 자산이었다.

        그런 중요한 아티스트가 우울함에 집어 삼켜지고 있을 때 그들은 무얼 했는가. 과연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가. '그는 훌륭한 아티스트였습니다'라는 말 대신 '죄송합니다'가 우선이어야 하지 않을까? 모든 스케줄을 취소했던 SM은 21일 발인이 끝나고 아무렇지 않게 22일부로 모든 일정을 재개했다. 타 소속 가수들에 대한 트라우마 치유 계획은 제대로 잡혀 있을까?

        그러고 보니 SM 엔터테인먼트의 소속 가수들은 바람 잘 날이 없다. 다섯 명의 동방신기는 법정 싸움을 거쳐 두 명만이 남아있다. 13명의 슈퍼주니어는 각종 사건 사고로 본체가 다 모여 활동한 지가 요원하다. 제시카가 소녀시대를 왜 나가야 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공시하지도 않았고, 태도 논란과 스캔들로 에프엑스를 탈퇴한 설리는 소속사에 잔류했음에도 언론의 먹잇감이 되는 것을 내버려 두었다. 엑소는 중국인 멤버들 셋이 탈퇴하면서 레이만이 남아있고 각 멤버들 모두 소송을 제기했다. 막내 레드벨벳과 NCT만이 구설수가 없다.


        아이돌 스타들의 건강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어온 문제다. 해마다 과도한 스케줄에 실신하거나 다치는 멤버들이 속출하고, 정신적 우울과 공황 장애로 팀을 이탈하거나 활동을 중지하는 멤버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혹독한 연습생 기간을 거쳐 빡빡한 스케줄까지 시달리는데 대중의 냉담한 시선과 악플까지 감내해야 하는 이들의 나이는 겨우 10대 후반, 20대 초반이다. 팬들의 사랑과 명성이 그들의 공허한 감정과 숨겨진 상처를 모두 보상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무심하다. '좋아서 선택한 길인데 누구를 탓하냐'는 반응까지 나온다. 개미지옥 같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유행하고 '꽃길만 걷게 해주겠다'는 일념으로 물심 어린 지원을 아끼지 않는 대중 덕에 이 기묘한 인형극은 계속 생명을 얻는다. 해외에서 들려오는 놀라운 소식에 언론인들과 매체, 심지어는 전문가들까지 아이돌을 단순한 가수에서 삶의 이유로, 문화를 이끄는 산업의 역군으로 격상시킨다. 그들을 너무도 사랑하는 우리는 정작 옆에서 죽어가던 한 청년에는 무관심했다. 그들을 부리는 연예 기획사와 소속사, 그리고 살인적인 일정을 모른척했다.

        달콤한 말과 긍정의 찬사를 남발하면서도 정작 그 당사자들이 살아갈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지 무관심했던 사회는 종현의 병을 고쳐주지 못했다. 제2, 제3의 종현이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말보다 제 1의 종현이 나와버렸다는 게 황당하고 슬프다. 우리는 이 모든 사태를 '좋은 곳에서 행복하세요'라는 낭만적인 말로 끝내 버려선 안 된다.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할 수 없는 그들을 보듬어주고, 불합리한 대우와 기계적인 기획은 과감히 비판하고 외면할 줄도 알아야 한다. 미국 연예매체 < 버라이어티 (Variety) >는 종현의 죽음을 두고 '한국 연예 산업은 헝거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서늘한 한 마디를 남겼다. 다시는 그 아픈 영혼이 대중의 사랑이라는 빛에 가려져 병들어가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아름다운 청년 종현의 명복을 빕니다.

      • 2017/12 김도헌(zener1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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