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변화였던 '눈, 코, 입'의 성공 이후 리듬감 넘치는 댄스가 아닌 독특한 미성이 태양을 대표하게 됐다. 그에 걸맞게 앨범을 구성하는 곡 대부분이 음색을 강조한 슬로우 템포다. 그간 선보였던 댄스 트랙과 가장 유사한 곡은 'AMAZIN`'과 'NAKED' 단 2곡으로 그 비중이 상당히 작다. 장르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곡을 추가로 배치하기보다 비워내는 방법을 선택해 자연스레 규모를 줄였다.
다채로웠던 1집 < Solar >와 비교해 이번 작품은 다소 루즈한 흐름을 보인다. 보컬과 퍼포밍의 조화가 장점으로 평가받던 가운데, 축소 과정에서 한 방향으로 치우치니 캐릭터의 매력이 바랬다. 독특한 음색을 무기 삼아 활동하는 뮤지션이 홍수를 이룬 환경에서 옛 성공 전략을 답습한 안일한 선택은 그를 범상한 존재로 바꾸어 놓았다. 트렌드에 편승하는 곡에 흡인력과 흥미는 적다.
'DARLING'으로 인해 흩어진 관심이 'WAKE ME UP'으로 집중되지는 않는다. 퀄리티의 문제는 아니다. 그가 가진 섬세한 애드리브와 감정 표현은 최소한의 악기 구성으로 진행되는 '텅빈도로'에 오롯이 녹아 있다. 전체적으로 작은 볼륨과 성긴 구성 탓에 앨범 속의 디테일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쉽사리 귀에 들어오지 않을 뿐이다. 지금 태양에게 필요한 것은 백야가 아닌 자신을 가늠할 수 있는 개기일식이다.
- 수록곡 -
1. 白夜
2. WAKE ME UP
3. DARLING
4. RIDE
5. AMAZIN`
6. 텅빈도로 (EMPTY ROAD)

7. NAKED
8. 오늘밤 (TONIGHT) (feat. ZI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