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앨범들을 생각해보면 사실 많은 곡을 채워 온 작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EP가 부실하지 않은 이유는 새로운 영역으로의 변화가 '그들만의 방식'으로 담겨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펑키하지만 마마무의 센스 넘치는 가사가 돋보이는 '나로 말할 것 같으면'과 '아재개그', 음악 시장의 트렌드를 역행하던 그들이 최신 트로피컬 스타일로 청량함을 쏟아낸 'Finally', 음색 강자 휘인과 제프 버넷 그리고 비오가 부드러운 화음을 선보인 로맨틱 송 '다라다'까지. 파격보다는 우선 다양한 배치에 중점을 두면서 미래 행보를 구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파트별 경계가 모호한 노래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어색함이 없다. 역할에 구애받지 않는 이들의 실력이 막강하다는 증거다. 특히 문별은 '구차해'에서 보컬과 랩 모두를 매력적으로 소화해 좋은 인상을 남긴다. 보통 랩 멤버의 변함없는 래핑 스타일은 음악적 정체를 그룹에 유발하기 마련이나, 마마무는 그런 점에서도 예외다. 언어유희의 유치찬란한 반란이 돋보인 '아재개그'는 멜로디 부분이 많지 않아 보컬 라인이 이질적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솔라와 휘인은 재치를 발휘하며 찰떡궁합의 호흡을 선보인다.
탄탄한 실력과 특유의 콘셉트를 선보이며 고유의 매력을 뽐내는 이들! 그러나 곡 너머에서는 데뷔 3년 차로서의 고민이 묻어나온다. 연이어 성공해온 방식을 고수할지, 혹은 벗어날지에 관한 문제가 그것이다. 이는 곧 소속사의 차기 기획과 더불어 뮤지션이 음반을 꾸리는 기량과도 연결되어 있다. 다행히 아티스트로서 직접 참여하는 영역이 넓어, 소화할 수 있는 코드를 적절히 선택할 수 있다는 힘이 있다. 그들만의 이야기와 음악을 더 듣고 싶어 하는 대중을 위해서라도, < Purple >은 변화를 불어넣을 주체가 여전히 '마마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수록곡-
1. 나로 말할 것 같으면 (Yes I am)
2. Finally

3. 구차해 (Solo. 문별)

4. 아재개그 (Narr. 김대희, 김준호)
5. 다라다 (휘인, Jeff Bernat, B.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