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의 전투 씬은 영화가 대중음악을 활용한 전작의 연출작법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대한 괴물과 주인공들이 전투를 펼쳐지는 와중에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Electric Light Orchestra)의 대표곡 'Mr. Blue sky'에 맞추어 춤을 추는 베이비 그루트를 따라 시점이 이동하는 시퀀스엔 긴박한 순간에도 유머를 놓치지 않겠다는 영화의 연출 의도가 두드러진다. 마치 데이비드 보위의 'Moonage daydream'이 전편에서 효율적으로 사용되었듯, 보코더 사운드를 비롯한 'Mr. Blue sky'의 미래지향적인 사운드는 배경이 되는 우주와 잘 아우러진다.
예고편에 맛깔나게 사용된 플리트우드 맥(Fleetwood Mac)의 'The chain'과 친부의 행성으로 떠나는 장면에 추가된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의 'My sweet lord'를 제외하고는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의 음악들은 썩 반갑지 않다. 이는 전편에 이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제임스 건(James Gunn)의 게으른 연출 탓이다. 속편은 필요 이상으로 음악에 의존하고 있다. 영화는 중심 스토리인 주인공 스타로드의 얽히고설킨 성장과정을 충분한 설득력을 갖춘 장면과 대사가 아닌 음악으로 대체하고 있다. 생전 처음 보는 두 인물이 루킹 글래스(Looking Glass)의 'Brandy (You're a fine girl)'의 가사를 읊어가며 서로가 부자관계임을 확인하는 장면이나 캣 스티븐스(Cat Stevens)의 'Father and son'만으로 감동을 연출하는 낯간지러운 후반부는 전작과는 다르게 음악이 감상에 해가 되는 모양새다.
속편을 하나의 키워드로 정의하자면 '남발'이다. 마블이 자랑하는 화려한 시각효과는 물론, 의외의 상황에서도 튀어나오는 유머 코드나 내내 귀를 자극하는 음악들. 모든 것이 넘쳐흐른다. 영화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베이비 그루트의 귀여움을 남용하고 (그래도 귀엽긴 하다), 공감할 수 없는 유머들로 시퀀스들을 이어 붙인다. 단발성의 음악 또한 마찬가지. 영화를 복기해 볼 때 어느 음악이 어떤 장면에 삽입되었는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음악이 의미 없이 도배되었다.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 Awsome Mix Vol. 2 >는 옛 명곡들을 한 데 모아놓았다는 점, 그 이상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
-수록곡-
1. Electric Light Orchestra – Mr. Blue sky (1978)

2. Sweet – Fox on the run (1975)
3. Aliotta Haynes Jeremiah – Lake shore drive (1971)
4. Fleetwood Mac – The Chain (1977)

5. Sam Cooke – Bring it on home to me (1962)
6. Glen Campbell – Southern nights (1977)
7. George Harrison – My sweet lord (1970)

8. Looking Glass – Brandy (You're a fine girl) (1972)
9. Jay And The Americans – Come a little bit closer (1964)
10. Silver – Wham bam shang-a-lang (1976)
11. Cheap Trick – Surrender (1978)

12. Cat Stevens – Father and son (1970)
13. Parliament – Flash light (1978)
14. The Sneepers featuring David Hasselhoff – Guardians inferno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