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이 흐른 1994년에 노영심이 허술하고 허망한 가창력으로 '그리움만 쌓이네'를 리메이크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성공을 거두자 여진은 용기를 냈다. 1983년에 공개한 1집 앨범 < 여진의 노래모음 > 이후 12년 만인 1995년에 두 번째 음반을 발표했지만 원작자의 반가운 외출은 빛이 바랬다. 여진에게 더 이상의 주목은 따르지 않았지만 노영심이 리메이크 허락을 얻으려고 여진을 찾아갔을 때 즉각 허락을 해주었다는 미담은 여진이 그동안 얼마나 가수 활동을 그리워했는지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 있는 일화다.
후반부에 등장하는 플루트가 여진의 고전음악에 대한 배경을 감지할 수 있는 '그리움만 쌓이네'는 쓸쓸한 가을에 어울리는 그렇게 두 번이나 우리 마음속에 스며들었지만 펑크밴드 레이지본이 2004년에 재해석한 버전은 그다지 인기를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