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과 차기작에서는 각각 'The power of love'와 'My heart will go on'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수록 곡들은 한 개만 꼽기 어려울 정도로 두루 성공했다. 장르 측면에서도 감미로운 팝 발라드에 월드 뮤직 사운드를 새롭게 부가했다. 남미풍의 여유롭고 몽환적인 리듬은 특히 'Seduces me', 'Falling into you'에 잘 녹아있다. 각각 고즈넉한 클래식 기타 연주와 브라질의 4현 악기인 카바키뇨를 더해 중남미의 운치 있는 풍경을 청각화했다. 그 속에서 셀린 디온은 유려한 보컬로 시종일관 매력을 뽐낸다.
앨범을 대표하는 노래들은 초반에 몰려있다. 'It's all coming back to me now'는 한 여인의 절규와 집착을 잘 표현한 곡이다. 내리찍듯 연주하는 피아노 연주와 톡 쏘듯 시원한 발성은 드라마틱한 음악의 전개를 맛깔나게 살린다. 덕분에 7분이 넘는 길이에도 전혀 지루함이 없다. 팝의 대가 데이비드 포스터가 만든 발라드 'Because you loved me'는 흡인력 있는 멜로디와 그것을 소화하는 가창력을 여과 없이 느낄 수 있는 명곡이다. 극적 연출을 끌어내는 코러스와의 아름다운 조화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All by myself'는 국내에서 '오빠만세'로 유명하지만, 그보다는 감정의 고조를 얼마나 잘 살리는 가수인지를 엿볼 수 있는 노래다. 업 템포의 팝 넘버들도 듣는 이를 장악할 정도의 완성도다. 'River deep, Mountain high', 'Declaration of love'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가스펠 풍 코러스와 드럼 연주가 속도감을 부여한다. 힘 있게 내지르는 그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여성 록 보컬리스트라고 해도 모자람이 없다. 발라드를 부를 때의 우아한 음색과 깔끔한 창법은 생생한 리듬감을 더한 파워풀한 외침으로 변했다.
셀린 디온은 블랙 뮤직에 근간을 두는 2명의 디바와 달리 백인풍의 곡을 선보인다. 이번에는 새롭게 크로스오버를 시도했지만, 중심을 이루는 소프트 록이 정체성을 잡아줬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뛰어난 가창력을 뿜어내는 것이다. 이것이 장르의 폭을 넓혔음에도 불구하고, 궤도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은 이유다. 5집은 다시 고전적이고 우아한 듀엣 중심의 곡으로 돌아가기에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네 번째 음반이다.
-수록곡-
1. It's All Coming Back To Me Now

2. Because You Loved Me

3. Falling Into You

4. Make You Happy
5. Seduces Me

6. All By Myself

7. Declaration Of Love

8. Dreamin' Of You
9. I Love You
10. If That's What It Takes
11. I Don't Know
12. River Deep, Mountain High

13. Your Light
14. Call The Man
15. F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