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hinghis Khan - Dschinghis Khan
이번 주제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가 아닐까합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은 곡인데요. 서독의 혼성 6인조 그룹 징기스칸은 이 노래로 1979년도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에 출전해서 4위를 기록했고 그 기세를 몰아 유럽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몽고의 영웅이지만 다른 민족 입장에선 침략자인 징기스칸의 기백과 용기를 칭송한 이 곡을 왜 게르만 민족이 불렀는지가 아직도 미스테리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징기스칸의 업적만을 노래한 것이 아닙니다. 하고 싶었던 말은 바로 맨 마지막 소절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는 마음에 드는 여자마다 자기 천막으로 데리고 갔다.
사람들은 말했다, 그를 사랑하지 않은 여자는 이 세상에 없었다고.
그는 하룻밤에 7 명의 자식을 만들었다'
Big Country - In a big country
스코틀랜드의 4인조 밴드 빅 컨트리의 'In a big country'는 1983년에 미국과 영국에서 모두 17위를 기록하며 이들을 알린 노래인데요. 저에게 기타 소리의 다양함을 처음으로 알려준 곡입니다. 기타로 스코틀랜드의 백파이프 소리를 만들어낸 보컬리스트 스튜어트 아담슨의 민족적 자긍심이 바탕이 된 'In a big country'는 빅 컨트리를 1983년도 그래미에서 신인상 후보로 올렸지만 컬처 클럽에 밀려 수상하진 못했죠. 유투의 음반 프로듀서로 명성을 얻은 스티브 릴리화이트가 프로듀싱을 맡았습니다.
Queen - Killer Queen
퀸의 3번째 앨범 < Sheer Heart Attack >에 수록된 노래로 퀸의 첫 번째 미국차트 히트곡입니다. 영국에서 2위, 빌보드 12위를 차지한 이 노래는 영국 여왕을 불경스럽게 묘사한 것 같지만 사실은 고급 매춘부에 대한 곡입니다. 우리도 정말 마음에 드는 것을 '죽이네'라고 말하는 것처럼 'Killer Queen'을 '죽이는 여자'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단두대, 다이너마이트처럼 남자를 부셔버리겠다는 내용, 해보고 싶습니다.
Madonna - Bitch, I'm Madonna
'계집, 난 마돈나야'. 이처럼 당당한 노래 제목은 없을 것입니다. 2015년도 앨범 < Rebel Heart >에 수록된 곡으로 니키 미나즈가 피처링하고 디플로가 공동으로 작곡에 참여한 'Bitch, I'm Madonna'의 뮤직비디오에는 코미디 배우 크리스 록, 비욘세, 케이티 페리, 리타 오라, 마일리 사이러스 등이 등장해 팝의 여제 마돈나에게 존경과 헌정을 표했는데요. 남들이 단순한 댄스가수로 폄하하고 손가락질해도 그는 하고 싶은 노래를 만들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하고 싶은 행동을 했죠. 절대자 마돈나는 어줍지 않게 페미니스트인 척하는 가짜가 아니라 진짜 페미니스트입니다.
Prince - My name is Prince
'내 이름은 프린스, 나는 펑키(Funky)해.
내 이름은 프린스, 유일한 존재야.
신은 첫 날에 바다를 창조했지만 마지막 날엔 나를 만들었어'
프린스는 이런 가사를 써도 되는 천재입니다.
Monie Love - Monie in the middle
힙합 전문가 한동윤 필자가 욕하겠지만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 모니 러브는 여성 래퍼 중에서 가장 뛰어난 MC가 아닐까 합니다. 영국에서 태어난 모니 러브는 1990년에 공개한 데뷔앨범에서 보컬 그룹 스피너스의 명곡 'It's a shame'을 힙합으로 멋들어지게 리메이크한 'It's a shame (My sister)'로 알려졌는데요. 그 전에 발표한 싱글 제목이 'Monie in the middle'입니다. 그는 이 곡으로 1990년도 그래미에서 최우수 랩 솔로 부문 후보에 올랐고 1991년에는 'It's a shame (My sister)'로 다시 한 번 노미네이트 됐지만 엠씨 해머와 엘엘 쿨 제이에 밀려서 안타깝게 수상하진 못했습니다.
Helloween - Halloween
오랜만에 이 노래를 들으니 13분 동안 이렇게 빠른 스피드 속에서 타이트한 긴장감을 유지했다는 것에 새삼 놀라게 되네요. 고등학교 때 이 곡을 듣고 '와~ 무지 지루하다'라고 생각한 저를 반성케 합니다. 1987년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 < Keeper Of The Seven Keys : Part 1 >에 수록된 'Halloween'은 할로윈 데이를 소재로 한 곡인데요. 13분이나 되는 긴 노래이기 때문에 전영혁이 진행한 심야 프로그램을 제외하곤 절대로 라디오에서 들을 수 없었죠. 대신 뽕끼 가득한 록발라드인 'A tale that wasn't right'이 엄청난 인기를 누렸습니다. 특히 노래방에서...
Black Sabbath - Black sabbath
음침하고 무섭습니다. 1970년에 이런 노래를 만들었다는 것이 경이적입니다. 블랙 사바스가 1970년에 공개한 데뷔앨범의 첫 번째 트랙으로 배치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Black sabbath'는 드러머 기저 버틀러의 영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곡입니다. 기저 버클러가 오지 오스본이 준 흑마술에 대한 책을 읽고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 보니 침대 끝에 검은 물체가 보였다가 곧바로 사라졌다고 해요. 그것이 환상인지 환각인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이 한 곡만 들어도 블랙 사바스가 블랙 메탈과 고딕 메탈의 아버지라는 것입니다.
Korn - Children of the Korn
블랙 사바스의 직간접적인 후예 콘이 1998년에 발표한 3집 < Follow The Reader >에 수록된 'Children of the Korn'은 앨범의 세 번째 싱글이었지만 차트에 등장하진 못했습니다. 두 번째 앨범에 들어있는 'Wicked'에 이어 'Black Korea'로 국내에서 유명세를 탄 갱스타 래퍼 아이스 큐브가 다시 한 번 피처링으로 참여한 이 곡은 마리화나를 피고 섹스를 탐닉하는 너희들이야 말로 콘의 진정한 팬이라고 선동질하고 있습니다.
The Who - Who are you
드러머 키스 문이 마지막으로 참여한 더 후의 1978년도 앨범의 타이틀곡입니다. 빌보드 싱글차트 14위를 기록한 이 노래는 25년이 지나 우리나라에서 널리 알려지게 되는데요. 그건 바로 < CSI 라스베가스 > 때문입니다. < Who's Next >에서 신시사이저를 사용해 성공을 거둔 피트 타운잰트는 계속해서 전자 음원을 자신들의 음악에 대입했는데요. 바로 'Who are you'가 바로 그 대표적인 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Stray Cats - Stray cat strut
1970년대 후반에 등장한 트리오 밴드 스트레이 캐츠는 당시로선 돌연변이 그룹이었습니다. 디스코와 펑크, 뉴웨이브가 대중음악의 회오리를 만들던 시기에 구닥다리 음악인 1950년대의 로커빌리를 들고 등장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이건 기우였습니다. 이들은 보기 좋게 80년대 초반에 3곡의 빌보드 탑 텐 싱글을 배출했는데 그 중에 하나가 1981년에 공개한 데뷔앨범 수록곡인 'Stray cat strut'입니다. 이 노래는 2년 후인 1983년에 빌보드 3위에 오르며 이들의 대표곡으로 자리했는데요. 리더 브라이언 셋처의 맛깔스런 기타 솔로는 1998년에 < 기타 월드 >가 선정한 '위대한 기타 솔로 100'에서 92위를 차지했습니다.
Bo Diddley - Bo Diddley
흑인 로큰롤 싱어송라이터 보 디들리가 1955년에 발표한 데뷔곡입니다. 빌보드 알앤비 차트에서만 성적을 거둔 이 곡은 아프리카 민속 리듬 위에 브라질의 리듬 악기 마라카스를 사용해서 비트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죠.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으려는 보 디들리의 단호한 선택이었습니다. 그 결과 미국 국회도서관에는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미적으로 중요하다'라며 'Bo Diddley'의 가치를 인정했죠. 1956년에 이 노래를 리메이크한 버디 홀리는1957년에 공개한 'Peggy Sue'에서 'Bo Diddley'의 드럼 연주를 흉내 내기도 했습니다.
Bad Company - Bad company
영국 록 밴드 배드 컴퍼니의 'Bad company'에는 1970년대 블루스 하드록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폴 로저스의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마초적인 보컬, 직선적이고 호방한 연주 그리고 음악에 대한 진지한 태도까지 'Bad company'는 바로 그 시대를 대표하는 명곡이죠. 1974년에 공개한 데뷔앨범에 수록된 이 노래의 도입부 건반 연주는 조니 미첼의 'Woodstock'의 코드에서 따왔습니다.
Human League - Human
커플이 헤어져 있는 동안 남자는 외로워서 다른 여성을 잠깐 만납니다. 그리고 다시 옛 여인과 재회하면서 자신의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나는 살과 피로 만들어진 나약한 인간이야. 그저 실수하는 인간이지'라며 고백하고 용서를 구합니다. 그러자 그 여성이 말하죠. '나도 당신과 떨어져 있는 동안 나약한 인간이었어요'
이 기막한 반전이 있는 'Human'은 브리티시 신스팝 그룹 휴먼 리그의 1986년도 1위곡입니다. 드럼 사운드를 강조한 이 곡은 자넷 잭슨의 수많은 명곡을 창조한 지미 잼과 테리 루이스 콤비가 작곡했습니다.
소녀시대 - 소녀시대
분명히 이수만 사장은 이승철이 1990년에 발표한 '소녀시대'에서 힌트를 얻었을 겁니다. 그리고 소녀시대의 첫 정규 앨범 타이틀곡으로 바로 이 '소녀시대'를 낙점한 것이죠. 그룹 이름과 노래까지, 이수만은 이승철에게 막대한 로열티를 안겨준 은인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