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6월에 개봉한 < 브레이킹 >은 브레이크댄스를 소재로 한 영화지만(우리나라에선 개봉하지도 않았고 비디오로 출시되지도 않았지만 나는 불법비디오로 봤다) 줄거리, 주연, 감독은 중요하지 않다. 눈을 휘둥그레 만드는 브레이크댄스와 당시 힙합 문화를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장편 뮤직비디오이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의 극장 안에서는 흥을 주체하지 못한 관객들이 영화에 나오는 노래에 맞춰 브레이크댄스를 추기도 했다는 비사가 전해 내려올 정도로 짧고 굵은 인기를 얻고 곧바로 산화했다.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당시 흑인들만의 전유물이었던 랩과 힙합 음악들을 비롯해 춤추기 좋은 댄스곡들로 채워졌다. 현재는 배우로 더 유명해진 래퍼 아이스 티와 '소울의 왕' 오티스 레딩의 세션 뮤지션들로 구성된 바케이스, 소울 디바 샤카칸이 1983년에 발표했던 'Ain't nobody' 같은 노래들로 흥을 돋우지만 이 음반의 유일한 히트곡은 올리 & 제리의 'Breakin'... there's no stopping us'다.
세션 드러머 올리 브라운과 'Ghostbusters'의 주인공 레이 파커 주니어가 이끌었던 그룹 레이디오의 멤버였던 제리 나이트로 구성된 이 듀엣은 자신들이 작곡하고 프로듀싱까지 직접 매만진 'Breakin'... there's no stopping us'로 빌보드 싱글차트 9위, 알앤비 차트 3위, 댄스 차트 1위 그리고 영국 차트 5위를 프린트하며 영화의 인기에 합승했다. 신스팝이 유행이던 시기에 맞춰 이 곡 역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저변에 깔고 그 위에 등장하는 디제잉과 스크래칭으로 초기 힙합 문화의 단면을 증거했다.
1984년 12월에는 영화의 속편 < Breakin' 2 : Electric Booglaoo >의 주제가 'Electric booglaoo'를 발표했지만 빌보드 알앤비 차트 45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자 1985년에 장렬하게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