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잡을 수 없었다. 박봄의 마약 밀반입 논란과 공민지의 탈퇴로 팀의 파행은 이미 예견되었다. 만신창이가 된 이들에게 '끝'을 준비할 여유는 남아있지 않았다. 이런 열악한 상황은 노래의 컨셉, 기획 모두에 적나라게 드러난다. 'Lonely'와 '그리워해요'의 슬로우 템포와 어쿠스틱 사운드를 겨우 이어가지만 전체적인 완성도가 헐겁고 부실하다. '안녕'이라는 밀어붙이기식 후렴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반복되고, 내용이나 의미도 뮤직비디오만큼 어색하다. 멤버들의 군대문제로 사실상 마지막 곡이 된 빅뱅의 'Last dance'와는 그 중량감이나 짜임새에서 큰 간극을 보인다.

'인사'란 그동안의 일을 돌아보게 하는 하나의 시점을 만들어 준다. 2009년에 데뷔해 짧지 않은 시간동안 가요계를 호령하던 걸그룹이 2017년 1월 마침표를 찍었다. 빅뱅과 2NE1의 끝과 또 다른 시작. 아이돌의 한 시대가 이 순간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