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금지를 피하기 위해 당신과 섹스하고 싶다는 애기를 낭만적으로 포장한 노래다. 음반을 팔고 방송에도 출연해서 돈을 벌어야 하니까. 여름은 그냥 배경이다. 대부분의 노래가 사랑을 다루지 노골적인 섹스를 다루는 곡은 많지 않다. 인디고는 프린스가 아니다.
한일 월드컵으로 전국이 붉은 물결을 이루던 2002년 5월, 곽승남과 김대진으로 이루어진 남성 듀엣 인디고는 월드컵 4강으로 시작된 기쁨과 흥분을 여름까지 연장해 대박을 노린 '여름아 부탁해'로 데뷔했다.
어쿠스틱 기타의 뮤트 백킹과 드럼의 하이해트 연주는 경쾌하고 상쾌한 리듬을 증폭하고 그 위에 덧입혀진 하와이안 기타는 이국적인 분위기를 스케치한다. 중간 간주에는 곡 분위기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오르간 연주를 삽입해 연주 측면에선 매우 아기자기한 구성을 완성했다. 또한 코나의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낫보다 아름답다'와 유사한 첫 소절은 팬들에게 친근감을 주며 당시 신인이었던 이들의 음악이 대중에게 잘 스며들게 윤활유 역할을 했다.
시즌송답게 매년 여름이면 회자되고 들리는 인디고의 '여름아 부탁해'는 2016년에 아이돌 그룹 에이션이 리메이크해서 다시 한 번 여름 특수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