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나를 알고 있거나 'Temptation'을 기억하고 있다면 대단한 팝 마니아이거나 1990년대 초반에 매주 꼬박꼬박 빌보드 차트를 챙겼던 사람일 것이다. 1991년에 빌보드 싱글차트 6위와 빌보드 댄스차트 정상을 차지했지만 우리나라에선 한 주에 한 번, 인기차트를 소개하는 코너에서 잠깐 소개되고 완전히 종적을 감춘 곡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에선 완전히 푸대접 받은 노래라는 뜻이다.
미국 맨하탄에서 태어난 라틴 혈통의 댄스팝 여가수 코리나는 1987년에 데뷔 싱글을 발표했지만 미국에서도 철저히 외면당한 채 4년을 버텨야 했다. 1991년에 첫 앨범 < Corina >를 공개해 수록곡 'Temptation'이 인기를 얻으며 무명에서 벗어났지만 그의 음악 경력은 이것이 마지막이다. 이후 정규 앨범 없이 몇 장의 싱글을 공개했으나 데뷔 초기처럼 전혀 주목받지 못했다.
시작부터 리듬을 강조한 드럼 머신에 의한 연주와 퍼커션은 노래 끝까지 이어지면서 댄스 플로어를 지배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사운드 장치였고, 1절이 끝나고 신시사이저로 환생시킨 현악기 소리는 곡의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자양분이었다. 이렇게 리듬 악기와 다른 사운드의 조화가 세련됐지만 코리나의 가창력은 개성을 드러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후속타를 배출하지 못한 코리나는 1990년대 후반부터는 연기자에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했고, 1999년에는 팀 로빈스가 감독한 프리다 갈로를 소재로 한 영화 < Cradle Will Rock >에서 프리다 갈로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