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ohn Lennon interview w/ Rolling Stones Magazine
혹자는 비틀스 < Abbey Road > 앨범의 문을 여는 'Come together' 하나가 그 유명한 애비 로드 메들리('You never give me your money' ~ 'The end')의 가치를 넘어선다고 주장한다. 레논 스타일의 정수인 이 곡 덕분(?)에 만들어진 앨범이 바로 < Rock 'n' Roll >이다. 당시 미국 레코드 업계 거물이던 모리스 레비(Morris Levy)는 레논이 곡에서 본인이 소유한 척 베리(Chuck Berry)의 'You can't catch me'를 표절했다며 소송을 걸어 결과는 그의 승리. 합의를 위해 레논은 레비의 컬렉션 중 무려 3곡이나 차기 앨범에 수록해야할 처지에 놓였고,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앨범을 통째로 리메이크 곡으로 채우는 용단을 내린다.
앨범커버를 살펴볼까. 1960년대 초반 독일 함부르크에서 음악 자양분을 다지던 비틀스 초기 시절, 클럽 대문 앞에 서있는 레논을 흐릿하게 지나가는 전 비틀스 멤버들(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스튜 서트클리프)의 모습이 담겼다. 고되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은 그 시절의 마음가짐, 즉 기초로 돌아가고픈 레논의 의중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앨범 작업 기간(1973~1975) 그의 삶은 말 그대로 구렁텅이 안. 오노 요코와의 결별과 더해 고국에서는 여왕이 수여한 MBE 메달 반납으로 인해 비호감으로 전락했고 새로이 이주한 미국도 록-정치가인 그를 내쫒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스럽게도(?) 1975년 이 앨범을 발표한 직후 그는 미국 영주권을 발급받고 요코와 재결합하는 등 안정적 삶을 영위하게 된다.
초기 로큰롤 팬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전통' 플레이리스트,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에 이르는 로큰롤 태동기 명곡들로 선곡해왔지만 그렇게까지 구식으로 들리진 않는다. 보다 오밀조밀한 사운드를 주조하기 위해 빅밴드를 연상시키는 브라스 및 코러스를 총동원했으며, 기타 소리도 그 시절 많이 쓰이던 오버드라이브 위주로 지글지글 정겨운 톤을 만들어냈다. 비록 중간에 다툼으로 이탈했지만 소리의 벽(Walls of Sound) 장인 프로듀서 필 스펙터(Phil Spector)의 손길도 여기저기 묻어있음을 인지할 수 있다.
첫 곡이자 레논이 어린 시절부터 가장 좋아하던 로커빌리 스타 진 빈센트(Gene Vincent) 'Be-bop-a-lula'부터 엘비스를 떠올리는 둔탁한 느낌의 반항아적 보컬을 들을 수 있다. 이후 앨범의 싱글로 발표되어 빌보드 차트 20위까지 오른 소울 가득한 'Stand by me', 넘실대는 혼 섹션의 그루브 위에서 뛰노는 'Rip it up/Ready Teddy' 메들리에서 그는 어린 시절로 돌아가 댄스플로어 위 흥겹게 몸을 흔든다. 이후 앨범 제작의 시발점인 척 베리의 'You can't catch me'에서는 오히려 'Come together'의 그 창법을 가져오며 팻츠 도미노(Fats Domino)의 'Ain't that a shame'까지 감상하는 시점에서는 레논이 어떻게 '로큰롤 본능'을 억눌렀는지 의문이 생길 정도다.
아쉽게도 앨범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긍정적인 느낌으로 돌출하는 시점은 딱히 느껴지지 않는다. 기실 당대에도 큰 주목을 받진 못했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흡사 고전(古典)의 동어반복으로 느껴져 소화가 힘들 터이다. 다만 비틀스 해산 후 솔로 활동 기간 중 점차 증폭된 무게감, 그 일종의 군더더기를 싹 빼고 원시적으로 다가와 우리 가슴에 편히 와닿은 점은 쉽게 인지할 수 있다. 이 앨범 발표 후 5년 동안(1975~1980) 레논은 평생 소홀했던 가정에의 헌신을 위하여 주부(主夫)로서의 삶을 택했고, 그의 디스코그라피는 공백으로 점철된다.
-수록곡-
1. Be-bop-a-lula (Tex Davis, Gene Vincent)

2. Stand by me (Jerry Leiber, Mike Stroller, Ben E. King)

3. Medley : Rip it up/Ready Teddy (Robert Blackwell, John Marascalco)
4. You can't catch me (Chuck Berry)

5. Ain't that a shame (Fats Domino, Dave Bartholomew)

6. Do you wanna dance? (Bobby Freeman)
7. Sweet little sixteen (Chuck Berry)
8. Slippin' and slidin' (Eddie Bocage, Albert Collins, Richard Penniman, James Smith)
9. Peggy Sue (Jerry Allison, Norman Petty, Buddy Holly)
10. Medley : Bring it on home to me/Send me some lovin' (Sam Cooke, John Marascalco, Leo Price)
11. Bony Moronie (Larry Williams)
12. Ya ya (Lee Dorsey, Clarence Lewis, Morgan Robinson, Morris Levy)
13. Just because (Lloyd Pr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