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프로듀서의 기획적 산물 아닌, 평소 엘비스 프레슬리의 지향과 취향에 맞춰야 한다. 고인이라고 마구잡이로 음악적 가공과 선택은 할 수 없다. 아내였던 프리실라는 엘비스가 '로큰롤'에만 머물지 않고 가스펠, 블루스, 컨트리, 월드뮤직 등 광대한 장르를 섭렵했다는 점을 들면서 그가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도 좋아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큰 무대, 다세대 관객의 공연장에 익숙한 '킹' 엘비스 프레슬리답게 이 앨범의 몇몇 곡만 들어봐도 그가 크고(big) 꽉 차고(full) 드라마(drama) 같은 사운드를 선호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기성세대를 겨냥한 스탠더드 음악에도 강하긴 했지만 클래시컬 터치에 대한 유전자 보유가 의심될 정도로 바이브레이션 풍부한 그의 목소리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어울린다.
명작 'In the ghetto'(1969년)를 비롯해 팝 트리오 일 볼로(Il Volo)가 도운 'It's now or never'(1960년), 'Love me tender'(1956년)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며 'Steamroller blues'(1973년)도 만족스럽다. 마이클 부블레와의 듀엣으로 꾸민 'Fever'나 현을 튕기는 듯 독특한 듀언 에디(Duane Eddy)의 트왱(twang) 기타 사운드가 들어간 'Bridge over troubled water'와 'An american trilogy'는 콜라보로 화제를 점하지만 베스트트랙은 첫 곡에 배치한 생애 후반기의 로큰롤 'Burning love'이다.
의외의 발견은 닐 다이아몬드의 원곡으로 블루스, 컨트리, 로큰롤이 환상적으로 교배한 엘비스 목소리의 특징과 광대한 흡수력을 파악할 수 있는 'And the grass won't pay no mind'다. 1961년 앨범 < Something For Everybody >에 수록되어 있으나 1967년에 싱글로 낸 'There's always me' 역시 소박한 해석이 돋보이는 숨은 보석이다. 엘비스 마니아들이 저 옛날부터 아끼는 레퍼토리인 동시에 앨범이 엘비스의 꿈이었다는 점과 연결하려는 뜻에서 타이틀로 채택한 'If I can dream'은 흥분의 방점을 찍는다.
아마 요즘 세대는 풍성하고 부드러운 동시에 고독이 짙게 배인 그 세기의 보컬이 살포하는 마력에 압도당할 것이며 기성세대는 하나로 합쳐진 엘비스와 로열 필이 제공하는 감동에 흐뭇해 할 것이다. 실은 엘비스의 80번째 생일 축하 기획으로 시작됐다. 엘비스는 이 시대에도 강렬하게 호흡하는 현재진행형 전설이다.
-수록곡-
1. Burning love

2. It's now or never (featuring Il Volo)
3. Love me tender

4. Fever (featuring Michael Bublé)
5. Bridge over troubled water
6. And the grass won't pay no mind

7. You've lost that loving feeling
8. There's always me

9. Can't help falling in love
10. In the ghetto

11 How great thou art
12. Steamroller blues

13. An American trilogy
14. If I Can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