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관제소에 마지막 교신을 보내고 영겁의 시간 동안 우주를 외로이 유영하던 우주 미아('Space oddity') 톰 소령(Major Tom)이 돌아왔다. 축하해야할 일, 그러나 헬멧을 벗은 그의 모습은 삼라만상을 체험하고 기괴하게 삭아져버린 해골에 지나지 않는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듯 불친절하다. 원래 러닝타임 12분이 넘는 대곡이었으나 유튜브에 싱글로 게시하기 위해 정확히 10분으로 맞췄다. 초반부 광적으로까지 어긋나버리는 드럼비트를 위시해 기괴한 그로테스크 풍 사운드가 온 몸을 무겁게 휘감는다. 아방가르드 고딕-록과 최첨단 사이파이 사운드가 혼재되며 혼란에 빠지는 순간, 온 세계를 정화하는 교회음악으로까지 들리는 데이비드 보위의 청아한 목소리가 어둠을 뚫고 길을 제시하는 구도자 역할을 도맡는다. A-B-A 구조기에 혼돈은 다시 찾아오지만, 검은 별의 지도자인 그와 함께라면 충분히 함께 걸을 수 있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