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꿈꾸는 모든 인류의 송가가 된 'Space oddity'를 담은 데이비드 보위의 소포모어 앨범. 열아홉 나이로 야심 차게 발매한 데뷔작 < David Bowie >는 침묵했지만, 곧바로 단 한 곡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영국 필립스 레코드에서 < David Bowie >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는 머큐리 레코드에서 < Man Of Words/Man Of Music >이라는 두 개의 이름으로 발매되었다가 1972년 재발매를 통해 비로소 < Space Oddity >로 통일되었다.
데이비드 보위 가장 최초의 발걸음은 '사이키델릭 포크'라 불리는 프로그레시브 록의 성향을 띤 어쿠스틱 포크였다. 전작이 이를 미처 다듬지 않고 나열하는 데 그쳤다면, < Space Oddity >는 이를 질서 있게 배치함으로써 지지를 얻었다. 우주 비행사의 교신 내용을 상상한 장대한 비극의 아리아 'Space oddity'는 UK 차트 5위에 오르며 히트했을 뿐만 아니라 황홀한 멜로트론 연주와 가녀린 선율로 데이비드 보위의 영원한 고전 반열에 올랐다. 장대한 'Space oddity'와 이어지는 'Unwashed and somewhat slightly dazed'는 긴 제목만큼이나 하모니카, 일렉트릭 기타 등 다양한 구성이 오가며, 9분에 달하는 대곡 'Cygnet committee'는 말 그대로 거대하다.
이러한 실험적 면모는 1960년대 후반 영국 록 시장에 불던 프로그레시브 록의 바람이 짙게 반영된 결과다. 특히 교향악적 구성을 즐겨 사용했던 밴드 무디 블루스(Moody Blues)의 파트너 토니 비스콘티(Tony Visconti)의 프로듀싱이 큰 몫을 했다. 무디 블루스의 베이시스트 존 로지 또한 참여했고, 또 다른 프로그레시브의 전설 예스(Yes)의 릭 웨이크먼이 건반을 맡았다. 1969년 개최된 프리 페스티벌(Beckenham Free Festival)을 기념하는 3부작 트랙 'Memory of a free festival'에는 훗날 '지기 스타더스트' 시절 화성(Mars) 밴드의 기타리스트 믹 론슨이 기타를 맡아 솔로 연주를 선보인다. (토니 비스콘티는 훗날 1970년대 티렉스(T.Rex)와 데이비드 보위 등 글램 록의 부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향후 프로그레시브 록은 1970년대부터 킹 크림슨,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 제네시스 등의 밴드를 통해 활짝 꽃을 피우지만 데이비드 보위는 결코 한곳에 머무르지 않았다. 향후 < Hunky Dory >와 '지기 스타더스트'가 선보이는 파격의 글램 록 예고편이 'Janine', 'Conversation piece'에 숨어있다. 플루트의 몽환을 심은 'An occasional dream'과 간결한 'Letter to hermione'에서 빛나는 멜로디 또한 살짝 싹을 틔운 보위의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명곡의 수록에도 < Space Oddity >는 전체적으로 팬들에게 생소하며 발매 당시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세기 최고의 록 혁신가의 자양분은 역설적이게도 철저한 대중의 무관심이었다.
- 수록곡 -
1. Space oddity

2. Unwashed and somewhat slightly dazed

3. (Don't sit down)
4. Letter to hermione

5. Cygnet committee
6. Janine

7. An occasional dream

8. The wild eyed boy from freecloud
9. God knows i'm good
10. Memory of a free festiv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