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곡에서의 결과물은 흥미롭기까지 하다. 이 맥락에 있어 음반의 오프닝 'Steal my girl'은 베스트 트랙이라 할 수 있겠다. 록 그룹 저니의 'Faithfully'와 브루스 스프링스틴 식 아레나 록 사운드를 섞은 듯한 피아노 리프가 은근히 복고를 끌어오며, 차분한 벌스를 넘어 힘 있게 뛰어오르는 코러스는 여기에 최근의 팝 사운드를 얹는다. 좋은 조합이다. 직선적인 베이스 진행 위주로 시작해 하이라이트 구간에서 보컬과 키보드를 이용한 부피 큰 소리를 등장시키는 'No control' 또한 'Steal my girl'에 밀리지 않는다. 퍼커션을 부각시켜 내달리는 분위기를 연출시킨 'Girl almighty 또한 나쁘지 않다.
물론 작품의 가치 상승을 막는 한계 역시 존재한다. 수요 집단을 명확히 조준한 10대 감성의 텍스트가 제일 큰 장해요소다. 작품 전반에 깔린 괜찮은 사운드를 가릴 뿐 아니라 밴드 자체의 이미지도 또한 한정한다. 애초부터 배경이 시장 지향적이다 할지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일단은 잘 만든 앨범임엔 분명하다. 좋은 접근들이 보이는 곡들이 여기저기에 들어서있다. 그간 쌓인 이들의 음악 소화 역량과 밀도 있는 외부 단계에서의 기획 또한 잘 맞물린 형상이다. 건강한 성장 가운데의 결과물이라 해도 충분할 테다.
-수록곡-
1. Steal my girl

2. Ready to run
3. Where do broken hearts go

4. 18
5. Girl almighty
6. Fool's gold
7. Night changes
8. No control

9. Fireproof
10. Spaces
11. Stockholm syndrome
12. Clou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