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개입이 타이틀곡으로 최소화되었다는 점은 다행이다. 실제 다양한 작곡가들이 참여한 앨범은 일반적인 평작 아이돌 앨범 수준은 된다. 간판 요리가 특히 부실할 뿐 가볍게 들을만한 밑반찬까지 최악은 아닌 셈이다. 다만 그 평균이라는 게 참 민망한 수준이다.
최근 눈에 띄게 낮아져만 가는 아이돌 음악의 평균 퀼리티를 그대로 투영했다. 1990년대 아이돌을 연상케 하는 뻔한 구조에다 맥 빠지는 후렴의 'Gimme', 뉴 잭 스윙의 21세기 아이돌 버전 같은 '너랑 girl', R&B적 요소를 대거 더한 댄스곡 '손이 가'나 느린 템포의 '그냥 오늘 밤' 등 상당수가 과거 유행 스타일에 빚을 지고 있다. 20년 전이라면 혁신적이었을지 몰라도 2014년 현재 음악 시장에서 각인될만한 곡은 없다. 재지(Jazzy)한 기타 사운드로 꾸민 '그대로 있어도 돼' 정도가 선전하는 정도로, 보컬에서도 퍼포먼스에서도 편곡에서도 단 하나 특이점을 찾기 어렵다.
앨범 제목이 '정의'인데 정작 그룹에 대한 정의가 없는 것도 문제다. 이것저것 유행할 법한 요소들을 끌어오다 보니 그룹의 정체성 또한 정처 없이 흔들린다. 갓세븐은 2PM처럼 박력 있지도 않고, 2AM처럼 감미로운 팀도 아니며 과거 지오디처럼 친근하지도 않다. 팀 정체성을 알 수 없는 모호한 곡들의 조합은 맹목적 열성 팬들에게나 해당하는 전략이다. 신인 그룹 육성에 있어 너무 안일한 자세다.
JYP 엔터테인먼트의 실패 요인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가 협업으로 만든 평작에 대한 홍보의 부재라면 두 번째는 박진영이 고집하는 졸작 때문이다. 갓세븐의 경우는 둘 다다. 신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메인 싱글이 부진하면 후속곡, 다양한 활동으로 운신의 폭을 넓혀야 할 필요가 있는데 하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매너리즘에 매몰된 수장에 있지만 말이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JYP의 2014년은 마무리까지 최악이다.
- 수록곡 -
1. 하지하지마
2. Gimme
3. 손이 가
4. 너란 Girl
5. 그냥 오늘 밤
6. 볼륨을 올려줘
7. 그대로 있어도 돼

8. 달빛
9. She's a monster
10. Girls girls girls
11. 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