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새 사운드에 비해 앨범의 구성은 다소 들쑥날쑥하다. 다이나믹 듀오가 작사와 작곡을 도맡은 '미치지 않고서야'는 매끈하게 잘 뽑힌 힙합 트랙이며 '이제는 안녕'은 '저녁 하늘'로부터 이어지는 에일리 표 감성 발라드, 'Teardrop'에서는 일렉트로닉 비트를 가미한 R&B 트랙이다. 보컬의 힘이 강하기에 어느 정도의 통일성을 가진다고 해도 하나의 '앨범'으로서의 개념은 약한 편이다. 여기에 '미치지 않고서야'는 개코와 최자의 랩에 비해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노래가 늘었어'를 연상케 하는 '문득병'과 앞서 언급한 '이제는 안녕'에서 보이는 과거의 답습 때문에 개별 각인 자체도 쉽지 않다.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안정적인 행보와 충돌하는 모양새다.
에일리의 보컬은 자타공인 가요계 정상의 자리에 있다. 단순히 '노래를 잘하는' 가수로만 남기엔 그 재능이 남다르다. 음원 강자,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더 큰 성취를 위해서는 좀 더 과감한 변수로 나아갔어야 했다. 이를 의식했는지 새 앨범에 다양한 시도를 담았지만, 아직은 어지러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평작'을 넘어 '수작'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잠재력을 모두 터트릴 하나의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 수록곡 -
1. 손대지마

2. 미치지 않고서야 (Feat. 다이나믹 듀오)
3. 이제는안녕
4. 문득병
5. Teardrop
6. 손대지마(In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