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 가요계를 보면 정말 가수가 맞는가 싶을 정도로 뛰어난 미모를 가진 인물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더운 여름을 맞아 속살을 드러내주니 남자인 저로선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네요. 어떤 사람들은 천박하다, 싸 보인다고 비판하고 비난하지만 저는 고마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저를 설레게 하고 제 심장박동수를 빠르게 만들어준 가수들은 많았고 그 역사도 깊습니다. 그것도 아주. 이번 < 하나씩 하나씩 >에서는 제 기준으로 뽑은 미녀 가수 탑 텐을 소개해드릴까 하는데요. 외국 가수에 한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가수까지 포함하면 최소한 30명을 채워야하기 때문입니다. 어찌되었든 미모에 순위를 매긴다는 것 자체가 불경스러우니 순위에 관계없이 10명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Grace Slick
'가장 예쁜 여가수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제일 먼저 그레이스 슬릭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많이 낯선 이름이죠? 그레이스 슬릭은 1960년대 사이키델릭 록을 대표하는 밴드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멤버였는데요. 우리에겐 1980년대에 스타쉽으로 활동하면서 발표한 'We built this city'나 'Nothing's gonna stop us now'가 인기를 얻었기 때문에 그의 40대 모습을 기억하시겠지만 20대이던 1960년대의 모습은 '감탄', 그 자체입니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혈통을 가지고 있는 그레이스 슬릭은 신비함과 카리스마가 상존하는 인형 같은 외모를 갔고 있는데요. 그 미모에 비해 결혼을 두 번 밖에 안 했고 자식도 딸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딸의 아버지는 공식적인 두 남편의 핏줄이 아니라 한동안 연인관계를 유지했던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기타리스트인 폴 캔트너입니다. 부러운 양반.
Faith Hill
미국 컨트리 가수들 중에는 미녀가 많습니다. 미국 연예계도 우리나라처럼 얼굴이 예쁘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나 봅니다. 그중에서도 페이스 힐은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미모를 소유하고 있는데요. 큰 눈망울과 시원시원한 구강구조, 탐스런 금발의 머릿결은 페이스 힐의 가창력이 조금 모자라도 쉽게 용서할 수 있을 정도의 매력을 담보하고 있지만 노래도 잘 하죠. 단, 단점이라면 헤어스타일에 따라 그의 모습에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1994년, 음악 관계자였던 첫 남편과 이혼한 페이스 힐은 1996년에 컨트리 가수 팀 맥그로우(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 제목이 바로 이 사람)와 결혼해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는 비보가 아직까지 들립니다.
Kylie Minogue
40대 후반인 지금도 미인이지만 카일리 미노그가 데뷔한 19살 때 사진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정말 예쁘고 깜찍합니다. 1988년에 인기를 얻은 'I should be so lucky'와 'Loco-motion'의 뮤직비디오를 본 당시의 청소년들은 한 눈에 반했습니다. 10대 후반에 청순함과 귀여움으로 인기를 얻었던 카일리 미노그는 성인이 되자 자신의 외모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데요. 그래서 순수하고 귀여웠던 얼굴은 점차 뇌쇄적인 화장과 표정으로 물갈이 됐고, 몸매를 드러낸 의상을 착용해 가장 섹시한 여가수 중 한 명으로 칭송받죠. 함께 'Especially for you'를 불렀던 제이슨 도노반을 비롯해 록 밴드 인엑세스의 보컬리스트 마이클 허친스, 닉 케이브, 프랑스 배우 올리비에 마티네즈 등은 카일리 미노그의 부러운 희생양이었습니다.
Tina Arena
티나 아레나는 카일리 미노그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우선 두 가수 모두 호주에서 태어났고, 어렸을 때부터 아역 배우로 활동하다가 가수로 데뷔한 것도 같죠. 그리고 무엇보다 얼굴이 예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994년에 알앤비 스타일의 발라드 노래 'Chains'로 세계에 알려진 티나 아레나는 오목조목한 외모로 제 마음을 빼앗았는데요. 얼핏 보면 배우 애슐리 쥬드의 이미지와 중첩됩니다. 그건 바로 통통한 볼살 때문이죠.
Pebbles
'흑인 여가수 중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냐?'라는 질문은 우문일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비욘세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유명한 비욘세보다 상대적으로 무명인 페블스가 훨씬 더 예뻐 보입니다. 1988년부터 1990년까지, 3년 동안 'Girlfriend', 'Mercedes boy', 'Giving you the benefit'을 빌보드 탑 텐에 랭크시켰지만 우리나라에서 페블스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죠. 냉정한 제시카 알바 같은 모습의 페블스는 100% 흑인은 아니고 여러 혈통이 섞인 댄스팝 여가수입니다. 그는 1989년에 1990년대 흑인음악의 전성기를 일군 라페이스의 공동대표인 엘에이 레이드와 결혼했는데요. 그래서 페블스가 발굴한 TLC는 라페이스 음반을 통해 데뷔했습니다.
Pink Lady
저에게 많은 것을 떠올리게 만드는 일본의 여성 듀엣입니다. 케이코 마수다와 미쓰요 네모토로 구성된 핑크 레이디는 1979년에 'Kiss in the dark'라는 디스코 노래로 빌보드 싱글차트 37위에 오르며 미국에서도 인기를 얻은 미녀 듀오인데요. 1980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국제가요제의 게스트 가수로 초청돼 대한민국에서 공연한 첫 번째 일본 가수란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습니다. 저도 이때 텔레비전을 통해 핑크 레이디를 봤는데요. 당시 초등학생이던 제 눈에도 두 가수가 참 곱고 예뻐 보였습니다. 뭐 둘 중에 누가 더 예쁘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케이코 미수다입니다. 어린 마음에 핑크 레이디의 사진을 보고 싶어서 그들의 앨범이 걸려 있는 레코드 가게 주변을 오랫동안 서성이던 기억도 나네요.
Stacy 'Acacia' Smith
1988년에 관능적인 랩 곡 'When we kiss' 한 곡만 듣고 여성 댄스 팝 듀오 바르도의 LP를 구입했던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노래를 부른 두 여성이 아주 섹시했던 겁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미국 성인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처럼 생긴 거죠. 흐흐.. 그중에서 은발이었던 스테이시 '아카시아 '스미스는 저를 판타지에 빠트린 주인공이었습니다. 더 이상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아무튼 'When we kiss'로 잠깐 주목을 받은 여성 댄스팝 듀엣 바르도는 저에게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겨준 팀입니다.
Kim Wilde
'Kids in America'와 슈프림스의 원곡 'You keep me hangin' on'을 리메이크해서 인기를 누린 킴 와일드는 냉정하고 차가운 아름다움이 빛나는 영국 여가수입니다. 웃는 사진을 찾아보기 힘들 만큼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를 고수해 왔는데요. 무표정한 얼굴과 풍부한 금발의 머리는 1980년대를 풍미했던 포르노 배우 출신 엔터테이너 트레이시 로즈와 겹치며 많은 남성 팬들을 몰고 다녔습니다. 저 역시 트레이시 로즈를 알게 된 후부터 킴 와일드가 매력적으로 보였다는 걸 고백합니다.
Nolans
1981년 동경국제음악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Sexy music'으로 높은 인기를 누린 놀란스는 다섯 자매로 구성된 가족 그룹입니다. 이 노래의 성공으로 1980년대 초반에 내한공연을 갖기도 했던 놀란스는 당시 인기의 척도였던 연습장 표지와 책받침 모델로도 자주 등장했죠. 어떻게 아냐구요? 제가 그때 샀던 책받침을 아직도 갖고 있거든요. 다섯 자매는 얼굴이 비슷하지만 저는 그중에서 리드 보컬을 맡은 금발의 버니 놀란과 검은 머리를 가진 볼이 통통한 막내 콜린 놀란을 제일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버니 놀란은 2013년에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네요.
Wendy Wilson
웬디 윌슨이란 이름이 낯설죠? 1990년에 'Hold on'과 'Release me', 'Impulsive', 'You're in love'로 빌보드를 강타했던 트리오 윌슨 필립스에서 갈색머리를 가진 늘씬한 멤버입니다. 그래도 잘 모르신다면 그룹 비치 보이스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의 딸이라고 하면 이해가 더 빠를 수 있겠네요. 윌슨 필립스는 브라이언 윌슨의 두 딸 카니 윌슨과 웬디 윌슨 그리고 더 마마스 앤 더 파파스의 리더 존 필립스의 딸 차이나 필립스로 구성된 3인조 보컬 그룹인데요. 리드 보컬을 맡았던 금발의 차이나 필립스보다, 몸집 좋은 카니 윌슨보다 초콜렛처럼 짙은 인상을 준 웬디 윌슨은 군계일학이었습니다. 뉴스 앵커처럼 지적으로 생긴 그는 어느새 네 아들의 엄마가 됐네요.
저도 속물인지라 멋지고 예쁜 가수들에게 먼저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문제는 노래도 안 좋고 가창력도 시원찮은데 반반한 얼굴과 늘씬한 몸매로 인기를 얻으려는 '가짜 가수'들이 많다는 거죠. 그들은 나이가 들어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허리가 꾸부정해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인기를 얻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기 위해 늙어서도 보톡스를 맞고, 지방 흡입을 할 건가요? 이건 현명한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