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났더니 세상이 넓어 보인다.” 늦장가를 가 2003년 아들을 얻고 이제는 '애 아빠'가 된 김현철. 성인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고급스런 사랑 노래, 속된 말로 '작업송'에 능했던 그가 <김현철 Kid's Pop Love Is...>을 내놓고 이번엔 눈높이를 아이들에게 맞췄다. '로지트 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를 세워 발표한 첫 작품이다.

광고배경음악으로 삽입된,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민요인 '포카레카레 아나(Pokarekare Ana)'를 듣고, 그 '맑고 아름다움'에 감동했다는 그는 '아이들과 가족들이 쉽게 듣고 함께 부를 수 있는 음악'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포카레카레 아나'는 우리나라에선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 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란 노랫말로 번안되어 전 국민이 애창한 '연가'의 원곡.

어린이들에게 클래식을 보급하는데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지휘자 금난새와 그가 이끄는 '유라시안(Euro-Asian)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그리고 안정아, 홍수연을 비롯한 20여명으로 구성된 합창단 '예쁜 아이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은 그래서 단순하고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동화 같은 노랫말이 특징이다. '동요 같은 대중가요', 그는 이를 '키즈 팝(Kid's Pop)'으로 이름붙였다. 그는 키즈 팝을 하나의 장르로 만들겠다고 했다.

'섬 집 아기'만 보더라도 김현철의 의도는 쉽게 드러난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이들이 접하는 가요의 사운드는 무척 고급스러운데 동요의 작법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아이들을 위한 현실적인 노래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그리하여 동요를 대중음악의 세련된 편곡 방식으로 다시 꾸며 그 둘 사이의 차이를 좁히기로 한 것이다. 이소라가 부른 '엄마의 자장가'는 제목이나 가사만 봐서는 영락없는 동요지만, 막상 들어보면 그렇지 않다. 꽤 대중음악적이다.

타이틀 곡 'Love is' 팝 버전도 선율과 언어가 쉽고 예쁘다. 어린이를 위한 음악 혹은 가족을 위한 음악, 즉 '키즈 팝'의 전형이다. 김현철 스스로도 가장 애착이 간다는 이 곡은 오케스트라 버전과 재즈 버전으로도 실렸다.

세상과 자유를 향해 가슴을 펴라고 말하는 'Don't be afraid'는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 중점을 둔 탓에 많은 악기들의 하모니와 풍성함을 재현할 수 있는 오케스트레이션에 집중했던 다른 곡들과 달리 리듬이 강조되어 동적인 에너지가 있다. '아름다운 사람'은 김민기의 처연한 오리지널을 재해석한 것이고, 자신의 5집에 있었던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과 김현철이 프로듀스했던 더 원의 2004년 앨범의 수록곡 'You bring me joy'를 다시 담았다.

'그치지 않는 노래'를 만든, 뉴욕 시립대학 교육과의 교수이자 동요작가인 김진영이 앨범 속지에 쓴 글-“어린이들에게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고 부를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제공되어야 한다”-은 <김현철 Kid's Pop Love Is...>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 '애 아빠'다운 앨범이다.



-수록곡-

[씨디 하나]
1. Love is - orchestra (작사 : 송수윤, 김현철 / 작곡 : 김현철)
2. Love is - pop (김현철 / 김현철)
3. 아빠와 함께 왈츠를 (김현철 / 김현철)
4. Don't be afraid (김현철 / 김현철)
5. 엄마의 자장가 (김현철 / 김현철)
6. 그치지 않는 노래 (김진영 / 김진영)
7. 아름다운 사람 (김민기 / 김민기)
8. You bring me joy - instrumental (작곡 : 김건, 김현철)
9. You bring me joy - pop (김현철 / 김현철)
10. Love is - jazz (송수윤, 김현철 / 김현철)
11. 섬 집 아기 (한인현 / 이흥렬)
12.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김현철 / 김현철)
13.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Hugh Martin / Ralph Blane)

Bonus track
14. Love is - 안정아
15. Love is - 김현철

[씨디 둘]
가족과 함께 부르는 Kid's pop MR
PC에서 볼 수 있는 Making film

프로듀서 : 김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