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의 자신감과는 다르게 이번 투애니원의 앨범은 전작들보다 못하다. 작곡과 편곡이 허술하다. 'I don't care'나 'Lonely', '그리워해요'처럼 쉽고 대중성 강한 멜로디를 뽑아내지 못했고, 'Go away'나 '내가 제일 잘 나가', 'Falling in love' 같이 필연성과 긴장감이 공존하는 비트를 찍어내지 못했다. 물론 아닌 노래들도 있지만 거의 그렇다. 대체적으로 느리고 슬픈 노래들은 감동과 남는 멜로디 없이 지루하기만 하고 'Come back home'의 개연성 없는 레게와 EDM 크로스오버는 해석 불가능이다. 후렴 뒤, 각설이 타령도 당황스럽다.
소속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 덕에 실력파라고 넘겨짚게 되는 투애니원도 프로듀서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아이돌이다. 테디 없는 투애니원은 의미 없다. 이번 앨범이 증명한다. 전에 비해 그의 입지가 좁아지자 음악에 바로 적용되었다. 데뷔 후부터 일관되었던 음악적 개성과 임팩트가 무너졌다. 이낙(쿠시)의 부재도 한몫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씨엘을 참여시킨 것은 훌륭한 선택이다. 빅뱅에서 지드래곤이 작곡에 참여해 어느 프로듀서가 편곡을 맡든 팀의 고유한 색깔을 유지시키는 것처럼 실력이 따라준다면 씨엘이 이후의 투애니원을 책임질 것이다. 가사 쓰는 실력은 무난하지만 작곡 실력이 아직까지는 부족하다. 그래도 첫 곡 'Crush'에서 그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
미숙한 씨엘이 들어오려는 과도기에 있는 앨범이지만 여전히 테디는 선전하고 있다. 특히 그가 작사, 작곡, 편곡까지 다 한 'Happy'는 이 캄캄한 앨범에 유일하게 밝은 에너지다. 작곡에 참여한 '너 아님 안돼'의 후렴에선 박봄을 적극 활용해 미묘한 라틴 음악의 흥을 살렸다. 블랙 아이드 피스가 떠오르지만 'Scream'은 투애니원의 탄탄한 팀플레이를 보여준다. 'Come back home(unplugged ver.)'은 그 시너지에 어쿠스틱 편곡까지 준수한 경우다.
소수의 곡이 그렇고 대부분이 전에 비해 못하다. 'In the club'이나 'Let's go party', '사랑은 아야야'처럼 타이틀이 아니었음에도 자꾸 듣게 되는 수록곡의 비율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풍성하던 그들의 앨범이 수그러들었다. 뮤직 비디오 제작비로 5억 원을 썼고, 두 번째 월드 투어는 이미 시작되었다. 스케일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해지고 있지만 정작 음악은 그렇지 못하다. 앞으로의 행보가 중요한 시점이다. 불확실한 것들 사이에서 분명한 것 두 가지는 쉽게 침몰할 그룹이 아니라는 점과 해답을 찾는다면 그 폭발력이 엄청날 것 이라는 점이다. 지구 밖이 아닌 이상, YG 소속 투애니원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문은 활짝 열려있지만 음반 기획력이 따라 주지 못할 뿐이다.
-수록곡-
1. Crush (작곡: CL, Choice 37 / 작사: CL / 편곡: Choice 37)

2. Come back home (Teddy, PK, Dee.P / Teddy / Teddy, PK, Dee.P)
3. 너 아님 안돼 (Teddy, PK / Teddy, Masta Wu / PK)
4. 살아 봤으면 해 (CL, Dee.P / CL / Dee.P)
5. 착한 여자 (Teddy, Choice 37 / Teddy, G-Dragon / Choice 37)
6. 멘붕(CL Solo) (Teddy / Teddy, CL / Teddy )
7. Happy (Teddy / Teddy / Teddy)

8. Scream (Teddy, Dee.P / CL / Dee.P)
9. Baby I miss you (CL, Choice 37, Peejay / CL / Choice 37, Peejay)
10. Come back home(unplugged ver.) (Teddy, PK, Dee.P / Teddy / Teddy, PK, Dee.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