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뜨거웠던 그들의 기운이 올해만큼은 움츠러들고 있다. 네 달 동안 연속으로 싱글을 발표하겠다는 공약은 이미 물 건너간 상태에서,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감춰 둔 줄만 알았던 회심의 한 방은 아직도 묵묵부답이다. 'Falling in love', 'Do you love me'도 예년에 비하면 클레임 사유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워해요' 역시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1/10도 풀어놓지 못한다. 같은 슬로우 템포라도 'Lonely'가 보여주었던 파급력을 생각해보면 올해는 참 곡 운이 없구나 싶을 정도다.

별다른 반전 없이 평면적으로 진행되는 구성은 그나마 건반과 멜로디가 힘을 합쳐 끌고 가는 덕분에 그간 이름값에 크게 누를 끼치진 않는다. 다만 지금처럼 화력을 집중시켜야 할 타이밍에 내놓을 노래였는가에 대해선 의문이다. 어떤 요소도 어떤 음색도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내기엔 힘이 부친다. 그야말로 폭탄을 던질 타이밍에 콩알탄을 던졌다. 타닥타다닥 들릴 듯 말듯 한 파열음이 애처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