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앨범부터 서서히 선보였던 협업은 이번 앨범에서 꽃을 피웠다. '스컬', '칵스', '린', '나얼', '윤도현', '어반 자카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뮤지션들과의 공동 작업을 통해 더 다양한 음악을 들려준다. 각자 다른 색깔을 지닌 뮤지션들 속에서 윤하는 자신의 위치를 견고하게 다지면서도 그 물결에 함께 일렁인다. 다른 뮤지션들의 공고한 성 안에서도 길을 잃지 않는다.
윤하는 각각의 곡에 맞는 옷을 바꿔 입으며 '변신'할 줄 아는 뮤지션이 되었다. 록 앞에서는 당당하게 로커의 면모를 보이고, 레게와 힙합 앞에서도 결코 기죽지 않는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그동안 그의 상징과도 같았던 피아노 록이라는 애매한 족쇄를 잘 벗어던졌다. 'Fireworks'와 같은 경우처럼 '제대로 된' 록도 잘 맞는 옷처럼 능숙하게 입을 줄 안다.
그간 윤하라는 뮤지션의 위치가 대단히 명확한 것은 아니었다. 일종의 희소성으로 비교적 화려하게 주목받으며 시작했던 그 순간과는 다르게 한 걸음 한 걸음의 진행상황은 다소 식상한 쪽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스스로의 틀에 갇혀버릴 뻔했던 이 여성 뮤지션은 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이 낼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차츰차츰 찾아가고 있다.
한 음씩 내는 목소리에는 점점 더 많은 확신이 묻어나고, 어떻게 내는 목소리가 진짜 자신의 목소리인지도 알아가고 있다. 이전의 윤하는 '어떤 새로운 것이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으로 주목하는 뮤지션이었다면, 지금부터의 윤하는 오히려 '어떤 것들을 더 단단하게 들려줄까'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 번 더 듣게 되는 뮤지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윤하는 점점 '믿고 듣는' 견고한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다.
-수록곡-
1. Just Listen (Feat. SKULL)
2. Fireworks

3.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

4. 봄은 있었다
5. 아니야

6. One Fine Day
7. 바다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