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으로 기울어가는 균형은 음악적으로 돌출된 'I knew you were trouble', '22',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로 그 방점을 찍는다. 종종 보인 컨트리도 밴드 구조라는 공통점을 지닌 록으로의 수렴을 이뤄왔던 점에 비해 세 곡은 반전된 탈선을 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로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답습하고 있으며 크레디트에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백스트리트 보이스, 케이티 페리 등 유명 팝 스타를 키운 거장 프로듀서 맥스 마틴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 손수 작업한 자작곡만으로 앨범을 꾸려내던 기존의 방식에 변화를 주며 새로운 음악을 다루려는 의도다.
스노우 패트롤의 보컬 게리 라이트바디와 공동 작업, 듀엣을 소화해낸 'The last time'도 앨범의 밑그림을 변화시킨다. 새로이 전가된 스노우 패트롤 특유의 불안정서가 담긴 브릿팝은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느낄 수 없던 음의 기운을 낸다. 이 잔향은 연속적으로 자리한 'Sad beautiful tragic', 'The Lucky one'으로 퍼지며 이내 공유된 감성을 가진 영국의 싱어 송라이터 에드 시런과 함께 한 'Everything has changed'까지 연결된다. 감정표현의 프레임이 넓어졌다.
한편 순수하게 그의 감성만이 스며든 자작곡에선 높은 성숙도도 발견된다. 음반의 첫 머리 'State of grace'는 돌출된 드럼 비트와 일렉트릭 기타가 돋보이는 록 넘버로 청취의 구미를 당기며, 정확한 자취를 남기는 벤조의 컨트리 풍취와 후렴구 보컬에 가미된 전자효과가 눈에 띄는 'Red'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보여준다. 'Stay stay stay'는 하와이의 민속 악기 우쿠렐레가 주는 여름 향기와 아기자기하게 짜인 멜로디가 상응하며 발랄한 그의 모습으로 엔돌핀을 생성한다.
전체적으로 테일러 스위프트는 아직도 컨트리와 손을 잡고 있지만 그 힘이 서서히 빠지고 있으며 싱글을 통해 단적으로 비치는 이미지는 팝 스타를 추구한다. 그에게 사상 처음으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안겨준 곡이 컨트리가 아니고, 일렉트로닉 팝 넘버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이다.
순간의 달콤함으로 가속화된 팝으로의 이동은 테일러 스위프트를 일반적이고 평범한 모습으로 희석시킬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 않는다.
- 수록곡 -
1. State of grace

2. Red

3. Treacherous
4. I knew you were trouble
5. All too well
6. 22

7. I almost do
8. We are never ever getting back together
9. Stay stay stay
10. The last time

11. Holy ground
12. Sad beautiful tragic
13, The lucky one
14. Everything has changed

15. Starlight
16. Begin a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