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my gosh'로 방황하는 듯하더니 'Anymore'에서 갈피를 잡은 서인영다움을 흥겹게 발산한다. 1970년대 후반의 디스코 리듬, 1980년대식 일렉트로닉, 여기에 1990년대 클럽 플로어를 달군 허슬 댄스까지. 댄스 뮤직의 테두리 안에서 정수만을 뽑아 레트로 공식을 완성했다. 사운드뿐만 아니라 콘셉트에 알맞은 무대구성과 펑키한 스타일링으로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다시 각인시킨다.

타이틀 곡 'Let's dance'의 “이 밤이 가기 전까지만 떠난다는 말은 하지 말아줘”라는 부탁에는 흥미롭게도 상반된 이미지가 공존한다. 종이 울리기 전 들여보내라는 '신데렐라'에서도 그랬듯 적당한 비음과 허스키 보이스가 뒤섞이며 귀여움과 섹시함을 동반하는 것이다. 이것은 서인영만의 목소리이자, 서인영임을 단번에 확인케 하는 무기다. 패션은 복고풍이지만 안무는 근래 흑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사우스 댈러스 스웨거(South Dallas Swagger)'라는 안무를 선보인다. 이례적으로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가 메이저 씬에 편곡자로 참여한 사실도 눈길을 끈다.

상반된 매력을 주는 목소리, 복고차림에 현대적 안무 첨가, 그리고 사운드 마스터를 초빙해 공들인 사운드까지 본인 역시도 열정을 쏟아낸 작품임이 역력히 드러난다. 또한 이 곡에서 자그마한 체구에 당찬 발성, 말투, 그리고 정확한 전달력을 지닌 발음까지 어느 것 하나 불분명함을 찾아 볼 수 없는 캐릭터임을 재차 증명한다. 서인영은 다채로운 이미지의 조화와 캐릭터의 명확함으로써 '걸 그룹 출신 가수' 라는 수식어를 희미하게 지워가고 있는 흔치 않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