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넌(John Lennon)의 'Imagine'은 얼핏 듣기에 참 부드러운 노래 같다. 하지만 잘 뜯어보면 팝 역사상 'Imagine'만큼 발칙하며 불온한 사상으로 똘똘 뭉친 노래는 찾기 힘들다. 창조주의 존재와 자본주의를 부정하고, 무정부의 세상을 주장하는 이런 무시무시한 노래에 다수가 열광했다는 사실은 참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1971년 'Imagine'은 빌보드 팝 싱글차트 3위, 영국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
'Imagine'이 상업적 성공을 거둔 이유는 아마도 체제전복적인 노랫말과 달리 은은한 멜로디에 실린 희망적 분위기가 사람들을 헷갈리게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레넌 자신도 'Imagine'의 노랫말에 대한 보수주의자들의 저항에 대비키 위해 설탕을 좀 쳤다고 고백한 바 있다.
무신론과 아나키즘, 그리고 사회주의의 낙원을 갈망하는 'Imagine'. 그렇다면 과연 레넌은 이 노래 속에 실린 낙원과도 같은 세상이 언젠가 꼭 도래할 것이라고 믿었을까. 만약 그런 세상이 가능하다면, 어떤 방법으로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몽상가 레넌은 모든 신앙과 체제, 그리고 물질만능주의가 사라질 때 유토피아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상사람 모두가 하나의 나라, 하나의 세상, 하나의 인류라고 믿었다. (John Lennon believed that we are all one country, one world, one people.) 그것이 그의 신앙이었다.
비틀스(Beatles) 시절부터 말랑말랑한 음악을 하려는 폴 매카트니와 항상 부딪혔던 레넌은 솔로로 독립한 후엔 급진적 세계관을 담은 노래들을 꾸준히 내놓았다. “권력을 사람들에게 돌려주라.”는 'Power to the people'과 '노동자 계급 찬가'인 'Working class hero', 그리고 'Imagine' 등이 바로 그런 노래들이었다.
레넌은 음악으로 좌파사상을 펼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들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토해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여러 차례 곤경에 처하기도 했다.
레넌은 기본적으로 무신론자였고, 아나키스트였으며 반 자본주의자였다. 그는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전하는 종교나 인간을 통제하는 모든 체제는 인류에게 불행을 가져다주는 악으로 규정했다. 그는 죽이거나 죽일 필요가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모든 종교와 국가가 붕괴돼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소유와 욕심, 그리고 배고픔이 없는 세상을 꿈꾸었다.
레넌은 자신과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이 힘을 합할 때 진정한 의미의 유토피아가 건설된다고 생각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하지만 부질없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다.
그의 꿈과 이상은 현실과 너무도 달랐다. 비틀스 시절 그는 “우리가 예수보다 더 유명하다.”고 말했다가 큰 곤욕을 치렀다. 음악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그는 결국 대중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현실에서 그는 결코 신을 이길 수 없었다.
또한 그는 미국 정부와의 투쟁에서도 무기력감을 느껴야만 했다. 추방되지 않기 위해 그는 자신이 그토록 비난했던 미국의 영주권을 얻으려고 발버둥 칠 수밖에 없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마음속으로는 아나키즘의 세상을 꿈꾸었지만, 현실의 벽을 넘어설 수 없었던, 어쩔 수없이 자본주의 사회의 땅을 밟고 살아야만 했던 필부였을 뿐이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3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제도화된 종교의 힘은 아직도 강력하며, 각자 세력을 키우기 위해 전쟁과 대립을 거듭하고 있다. 그리고 소유가 최대의 미덕인 자본주의는 사회주의를 상대로 KO승을 거두었고, 그 위력은 더욱 더 막강해져가고 있다.
레넌은 아내 요코 오노의 책 < Grapefruit >(1964년)에 실린 'Cloud piece'란 제목의 짧은 시에서 'Imagine'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 시는 다음과 같다. “Imagine the clouds dripping. Dig a hole in your garden to put them in.”(흠뻑 젖어 떨어지는 구름을 봐요. 당신의 정원에 구멍을 파고, 거기에 집어넣어요.)
존이 이 시에서 무슨 영감을 얻었다는 건진 잘 모르겠다.
Imagine there's no heaven
It's easy if you try
No hell below us
Above us only sky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for today
천국이 없다고 생각해봐요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우리 밑에 지옥도 없고
우리 위에 하늘만 있다고
모든 사람들이
오늘만을 생각하며 산다고 생각해봐요
Imagine there's no countries
It isn't hard to do
Nothing to kill or die for
And no religion too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이 세상에 국가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봐요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죽일 이유도 죽일 필요도 없고
종교도 없다고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산다고 생각해봐요
You,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 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당신은 날 몽상가라 하겠지요
하지만 나 혼자만이 아니에요
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함께하길 소망해요
그러면 이 세상은 하나가 되겠지요
Imagine no possessions
I wonder if you can
No need for greed or hunger
A brotherhood of man
Imagine all the people
Sharing all the world
소유가 없다고 생각해봐요
당신은 그럴 수 있나요
욕심도 필요 없고 배고픔도 없는
인류애만이 있다고
모든 사람들이
모든 걸 나누며 사는 세상을 생각해봐요
You,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 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당신은 날 몽상가라 하겠지요
하지만 나 혼자만이 아니에요
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함께하길 소망해요
그러면 이 세상은 하나가 되겠지요
레넌은 'no country'와 'no religion', 'no possession' 등 세 가지로 자신이 소망하는 '무정부', '무종교', '반자본주의'의 세상을 설파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세상이 함께 노력하면 쉽게 얻어질 수 있다(It's easy if you try)고 주장한다. 위 세 단어 종 'possession'(소유)을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레넌이 말하는 'no possession'(무소유)은 소유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 어느 누구도 소유에 대한 주장(claim)을 내세우지 않은 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소유하다'는 뜻의 동사 'possess'에서 파생한 'possession'은 '법적으로 인정되는 소유'와 '(마약류 등의) 불법적 소유', '소유물'이나 '소지품', '(나라, 혹은 땅 등을) 차지함', 심지어 '(악령 등에) 사로잡힘', '홀림' 등을 뜻하기도 한다. 각기 다른 경우의 예를 들어 보자.
1. No one can't take possession of the property, until the signing of contract is completed. (계약체결이 완료되기 전까지, 누구도 그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을 갖지 못한다.)
2. Tony was arrested for heroin possession last night. (어젯밤 토니는 헤로인 소지혐의로 체포됐다.)
3. The possession of a driver's licence is required for driving. (운전하기 위해선 면허를 소지해야 한다.)
4. We lost the game because I lost the possession of the ball before the buzzer. (종료 벨 직전 내가 볼을 놓침으로 우리 팀이 패배했다.)
5. Anyone can be a victim of evil possession. (누구든 악령의 홀림에 빠질 수 있다.)
'Imagine'은 '...을 상상하다', '마음속으로 그리다' 등을 의미하는 동사다. 그런데 이 노래의 경우처럼 문장 맨 앞의 동사를 쓰일 때는 '...을 좀 생각해보게' 정도의 강한 주장의 의미가 포함된다. 다른 동사들도 문장의 맨 앞에 등장할 때는 '주장'이나 '명령'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밖에 나가 놀아라.”라고 한다면 “Go out and play.”, “신에게 기도해.”라고 하려면 “Pray to God.”이라고 말하면 된다.
자주 쓰는 말로 “Can you imagine!”이 있다. “진짜야!”, “정말이야!”라고 말할 때 사용하면 된다.
이 노래에서 천국(heaven)이 없다고 생각하라는 건, 결국 지옥(hell)도 없다는 얘기다. '종교'란 멍에만 걷어내어도 인류가 훨씬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염원이 담긴 말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은 'the Kingdom of Heaven'이라고 하는 게 정확하다. '지상낙원'은 'a heaven on earth'이다.
'Heaven'이 들어간 표현 중에 'made in heaven'이란 표현이 있다. '하늘이 정한'이란 말이다. 'A match made in heaven'은 '하늘이 정해준 배필', 즉 '천생연분을 뜻한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로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 자주 쓰는 표현 하나를 살펴보자. “I feel like I've died and gone to heaven.” (죽어서 하늘나라에 간 기분이다.)
'Hell'은 거의 모든 면에서 부정적인 뜻으로 쓰인다. “What the he11?”은 “알게 뭐야?”란 의미로 “I don't care.”나 “It doesn't matter.”와 흡사하다. 물음표가 빠지면, 그냥 “에이 씨이...” 정도의 의미로 쓰인다고 보면 된다.
“What the hell are you doing?”(너 지금 뭐하는 거야?)은 상대방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거나 맘에 들지 않을 때, “What the hell are you talking about.”(너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은 상대방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거나 맘에 들지 않을 때 쓴다.
매우 강하게 부정할 때 “Hell, no!”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표현을 쓰면 품위나 예의가 없어 보인다. 정말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는 표현으로는 “Go to hell!”(꺼져버려!)이 있다. 이 말을 할 경우 상대방으로부터 주먹이 날아올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소동을 일으키다', 또는 '거의 이성을 잃을 정도 상태로 화를 내거나 항의하다'는 의미로 자주 쓰이는 표현은 'raise hell'이다. 요즘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있는 주폭들의 만행에 대해서도 이 표현을 쓸 수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He raises hell whenever he's drunk.”(술이 취할 때마다 그는 난동을 부린다.)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강조하기 위해 'hell' 앞에 'like'나 'as'를 넣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보면.
1. My younger brother has been studying like hell to pass the exam. (내 동생은 시험에 붙기 위해 그동안 죽어라 공부했다.)
2. It's hot as hell today. (오늘 날씨가 매우 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