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EP 또한 그 방향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 장기적인 안목은 배제한 채 한치 앞의 결과에만 치중한 느낌이다. 기타와 신스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파티 분위기를 재현하려 한 'Top girl'이 대표적이다. 나쁘진 않지만 잘 부른다 하기에도 애매한 가창력, 무난한 음색을 구조해 내지 못한 특색 없는 구성과 편곡 등은 알맹이 없이 겉치장에만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렇기에 감상 후 남는 여운의 유통기한도 짧을 수밖에 없다.
타이틀곡의 미약한 인상 덕분에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오히려 관심도 측면에서는 득이 된 'Banana'가 프로모션용으로는 더 낫지 않나 싶다. 잘게 쪼갠 비트위에 반복되는 멜로디, 여기에 흐릿한 곡의 윤곽을 확실히 그려주는 스윙스의 랩이 러닝타임동안 만연해 있는 앨범 콘셉트의 안이함을 상당부분 희석시켜주기 때문이다. 빠지면 또 섭섭한 좋은 멜로디의 발라드 'Without you'는 미니홈피의 배경음악으로 애용될만한 대중적인 트랙이다.
몇몇 곡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애프터스쿨의 유이, 시크릿의 전효성, 원더걸스의 유빈과 함께 그룹 준비를 했었다는 기사를 통한 언론플레이와 외형적 이미지 강조 전략을 빼면 이 가수에게서 무엇을 찾을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질소를 샀더니 감자칩이 딸려 나오더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앨범을 구입한 이라면 화보집을 샀더니 보너스로 음악시디를 받는 느낌이 들 법도 하다. 그저 외면적인 이슈만을 쫓는 대중과 기자들도 문제지만, 자신만의 확실한 강점 없이 적당한 노래와 춤 실력에 구색 맞추기 요인을 하나 둘 끼워 맞춰 상품을 만들듯 데뷔시키는 기획사들도 문제다. 이러다간 얼마 안가 학교 다니는 나도, 직장 다니는 너도 TV 브라운관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볼까봐 겁이 난다.
- 수록곡 -
1. Top Girl
2. Banana(Feat. Swings, JC 지은)

3. 싫어
4. Without you
5. I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