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는 이즘 측에서 작성한 질문지를 따라, 유니버설뮤직 측이 진행했습니다. 본래는 따로 분리해 하나씩의 기사로 다룰 생각이었지만, 윌.아이.엠의 인터뷰 분량이 다소 짧아 하나로 같이 올리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외 아티스트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
"이제는 조금은 가벼운, 이전과는 다른 음악을 하고 싶었다."
최근 근황에 대해 알려 달라.
살짝 방황했었다. 부시(Bush)가 없는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수가 없었다. 물론 지금은 나의 길을 찾았지만, 아직도 부시가 아닌 나 혼자 작업한다는 것이 어색할 때가 많다. 우리가 다시 모여서 앨범을 낸다면 그것 또한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당시 우리가 해낸 일들을 생각하면 그 때는 내 인생에서 의미 깊고 좋았던 때인 것 같다. 그래도 현재에 충실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나는 내 솔로앨범에 대해 자랑스럽고 지금은 여기에 집중하고 싶다.
킹스턴의 동생이 탄생할 예정이라 들었다. 기분이 어떤가?
흠... 글쎄. 지금은 폭풍 전야인 것 같다. 조금은 긴장된다. 한편으로는 킹스턴한테 미안한 마음도 든다. 모든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독차지하다가 갑자기 동생이 생기면 질투할 것 같기도 해서 킹스턴을 잘 감시해야 한다. 웃음.
생명의 탄생이라는 것은 정말 신비로운 것 같다. 내 인생은 음악으로 가득 차 있었고 공연을 하면 많은 사람들의 함성과 지지를 받으며 내 감정을 폭발시키곤 했었는데, 내 아기이기 때문에 신나고 무지 기대되는 한편 옆에서 기다리고 참아줘야 하며 아기가 태어나면 잔뜩 긴장해서 아기를 돌봐야 한다. 참 신기하다.
새 앨범이 6월에 나온다는 발표가 있었다. 앨범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요즘 시대에 맞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트렌드나 스타일을 따라가기보다는 내가 아는 음악을 하려고 했고 내가 아는 사람들과 함께 내가 아는 음악으로 밀어부친 것이다. 인스티튜트(Institute)때의 음악은 너무 강해서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은 음악을 아니었다. 그 때에는 사운드가 강하기 때문에 여자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었고 그것은 내가 인스티튜트 활동에서 배운 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은 가벼운, 이전과는 다른 음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강한 코러스를 줄이고 기타 사운드를 조금 약하게 넣으려고 했다. 기타가 방해가 될 것이어서라기 보다는 다른 스타일의 기타 사운드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결국은 이제까지 내가 해왔던 음악과 조금 동떨어진 스타일을 추구하려고 한 것이다.
결혼해서 그런 것인가?
조금은. 웃음. 하지만 앨범 준비는 결혼 전부터 했기 때문에 꼭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솔로 앨범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이 든 건 언제이고, 그런 생각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선택의 폭이 좁았다. 이제까지 밴드 활동만을 해왔었고,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었다. 밴드가 너무 큰 성공을 거둬버렸고, 조금은 그에 대해 지쳤었던 것 같다. 나 혼자만의 음악 활동을 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나 혼자만의 작업이기 때문에 기대치를 조금 낮추기도 했다. 반응이 별로 안 좋아 이번 앨범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아직도 앨범을 만들어낼 능력이 된다는 것이 기쁜 것은 사실이다.
밥 록(Bob Rock)이 프로듀싱했다고 해서 강한 음악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첫 공개된 싱글 'Love remains the same'은 의외로 쓸쓸하고 내면적인 곡이다. 이 곡만 그런 것인가, 아니면 앨범 색깔이 전부 그런가.
사실 나도 처음에 그 생각을 했다. 그가 이렇게 하자고 했을 때 '정말이냐, 미친 것 아니냐. 이럴 거면 당신과 안 하겠다'며 반발을 했었다.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노래가 나왔지 않은가. 나는 음반을 만들 줄은 알지만 시장에 어떻게 내놔야하는지는 잘 모른다. 그래서 레이블에서 그 곡을 결정한 것이다. 나는 계속 의심이 들었지만 그들이 나보다 잘 알 것이라 생각하고 그에 따랐다. 나는 기타 사운드가 강한 음악을 했었고 그걸로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다. 내 친구는 인스티튜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듣기 좋기는 한데 그 음악을 들으려면 분위기를 만들고 들어야한다고 불평했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때나 들어도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었고 그렇게 할 수 있어서 기쁘다.
앨범 제목이 'Wanderlust'로 결정된 이유가 있나.
'Wanderlust'라는 타이틀에는 바깥 세상으로 뛰쳐나가서 사람들을 위해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한 열망이 담겨있다. 대성공을 거둔 밴드 출신으로서 내가 지금은 솔로로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나 자신을 어떤 사람인지 결론을 내리기가 힘들었다. 그리고 앨범의 작업 과정이나 모든 것을 나 혼자 책임진다는 것도 조금 어색한 기분이다. 또한 나는 마구간에 갇혀있는 말이 된 것 같은 기분이어서 풀어주기만 하면 바로 달려 나갈 것처럼 에너지가 충만해있다.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것이 너무나 그리워서 풀어주기만 하면 바로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있다. 인스티튜트때 그 갈증을 조금 해소하긴 했지만 충분하지 않았었다. 이번 앨범은 그렇게 뛰쳐나가고 싶은 내 욕망을 나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인스티튜트(Institute)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과 이번 솔로 앨범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을 비교한다면?
사운드를 좀 더 가볍게 하려고 했다. 무거운 기타 소리나 코러스를 죽이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겨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지향했다.
최근 가장 즐겨듣고 있는 음악은 무엇인가.
록음악뿐이 아니라, 혼이 담겨서 진실된 것이 좋다. 솔로 바이올린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작곡가가 사라사테일 정도다. 클래식 음악을 참 좋아하는데 그웬은 너무 축 쳐져서 싫다고 한다.
이번 솔로 활동을 통해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계속 앨범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게 전부다. 크리에이티브하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음악을 하는 것이다. 내 음반에 사람들이 계속적인 관심을 보인다면 다른 것들은 저절로 따라오게 되어있다고 믿는다.
질문지 작성 : 이대화
인터뷰 : 남시윤
"블랙 아이드 피스가 사람'들'을 상징하는 반면, 나는 나라는 한 사람을 대표한다"
이번이 세 번째 솔로 앨범이었다. 이처럼 솔로 활동에도 꾸준히 도전하는 이유는?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나만의 색깔을 표현한다. 다른 사람들의 곡을 작업해주고,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 활동과는 또 다른 나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윌아이엠의 음악과 블랙 아이드 피스의 음악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글쎄, 차이점이 너무 많다. 내 솔로 앨범은 좀 더 하나의 주제에 집중되어 있다. 블랙 아이드 피스는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멤버들의 의견이나 관점이 각각 다르고, 훨씬 더 많은 색과 인종이 있다. 내 솔로 프로젝트에서도 그렇게 할 수는 있겠지만, 만약 내가 종교에 대한 곡도 부르고 섹스에 관한 곡을 부른다면 사람들이 '얘 뭐 하는 거야?' 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블랙 아이드 피스가 똑같이 했을 때에는, 'My humps', 'Where's the love'나 'Let's get it started', 'Pump it' 같이 모두 다른 주제지만 사람들이 듣는다. 그것은 블랙 아이드 피스가 사람'들'을 상징하는 반면, 나는 나라는 한 사람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요즘 대선과 관련해서 많이 바빠 보인다.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긴 새로운 곡들도 발표했는데 작업방식이 보통 곡들과는 달랐던 것 같다. 그 과정이 궁금하다.
나는 음악이 미술로 치면 하나의 하얀 캔버스라고 생각한다. 내가 애인과 문제가 있으면 이성 관계에 대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고, 내가 전쟁에 대한 영화를 봤다면 왜 우리가 싸워야 하는지에 대해 곡을 쓸 것이다. 어떤 정치인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면 '와, 정치인이 영감을 줄 수 있나?'라며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요즘이다. 정치인이 음악인에게 영감을 준 때가 마지막으로 언제였다고 생각하나. 하지만 역시 민감한 이슈이기 때문에 음반사에 곡을 넘기지 않았고 인터넷에 올린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퍼뜨렸다. 사람들이 그 일을 크게 만든 것이지 회사가 한 것은 아니다.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가 버락 오바마에 빠진 것은 그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국민들이 함께 모여야만 바뀔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정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알 만큼의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던 사람들(소위 백인 엘리트)은 그 정부의 힘을 이용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그로 인해 계속 고통 받을 것이다. 내가 버락 오바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이런 사람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고, 그들에게 현재의 중요성과 이 세상에 일어나는 일들이 왜 중요한지를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서 정부를 바꿀 수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세 명(매케인, 힐러리, 오바마) 중에 내가 지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지금처럼 자신의 정치 색깔을 드러내는 데에 부담은 없나? 여기에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는가?
나는 음악을 하는 예술가이다. 내 머리 속에 떠오르는 영감을 표현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질문지 작성 : 김두완
인터뷰 : 유니버설 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