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이미 예고되었다. '홍대 마녀'라는 별명을 알고 있던 사람이라면 여름에 선보인 '미리듣기'를 통해 오지은식 마력(魔力)이 체중감량에 돌입했다는 걸 눈치 챘을 것이다. 카리스마는 벗어던지고 당당히 '늑대들'이라 명명한 록 밴드 멤버 4명을 이끌고 팝의 벌판에 뛰어들었다.

180 BPM을 상회하는 템포, 소란스런 오픈 하이햇과 베이스 드럼, 자글거리는 기타의 드라이브, 전작의 토해내는 듯한 음색은 아니지만 여전히 거침없는 보이스. 이쯤이면 달려보자 외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안다. 감초 역할을 맡은 키보드와 남자친구의 '어이없는 행동이' '그래도 괜찮아'에서 '그래서 괜찮아'로 치환되는 오지은의 스토리텔링도 공감지수를 높이고 있다. '마녀'의 곁이 이렇게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