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엄청난 성공 뒤에 이어질 후속 작이니 쉬웠을 리 없다. 올해 초,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성인이 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겠노라 공언한 바 있듯, < Speak Now >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체득한 여러 감정들이 팝, 록, 컨트리 등 다양한 장르로 구현되었다.
'컨트리 유망주로서의 모습을 이어갈 것이냐', '아티스트로서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냐'의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약하게나마 대부분의 곡에 만돌린, 밴조 등 컨트리의 향취를 심어놓았던 예전과 달리 첫 싱글인 'Mine'부터 가볍고 젊은 록을 표방한다. 컨트리 팝이라기보다는 평범한 팝/록에 가깝다. 어른스런 사랑을 테마로 한 'Sparks fly' 역시 나이로 봤을 땐 지극히 자연스런 선택이지만, 컨트리의 인기를 청소년층으로 확대한 공을 세웠던 그녀임을 감안하면 다소 과감한 선택이다.
연인이었던 배우 테일러 로트너(Taylor Lautner)에게 바치는 발라드 'Back to december'와 상처 준 사람에게 차가운 독설을 날리는 컨트리 넘버 'Mean,' 사랑의 갈등과 불안감을 차가운 록 스타일에 실어 부른 'The story of us'까지 전작에 비해 한층 격하고 신랄한 내용이 < Speak Now >에 가득 담겨 있다. 자신이 느낀 것을 직접 표현할 수 있는 싱어 송라이터의 이점이 십분 발휘된 것이다.
다만, 앨범에 나타난 지나친 진솔함이 다소 부담스럽다. 특히 과거 연인과의 일을 써내려간 곡('Better to revenge,' 'Dear John,' 'Back to december')들은 아예 그 인물까지 구체적으로 드러난 상태. 자신의 감정에는 솔직했을지 모르나, 이를 위해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하는 우를 테일러는 범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앨범은 성인이 된 그녀를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어른스럽지 못한 미숙한 모습도 함께 보여준다. 감정의 완급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지 못한 탓이다.
다양한 스타일과 매력적인 선율의 팝 음악들을 홀로 작사, 작곡해내면서 그래미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컨트리 색채가 많이 옅어진 것이 장르적 변절로 이어지지 않을까 다소 우려스럽지만, 이 또한 자신이 선택했고, 혼자의 힘으로 꾸려냈다는 점에서 전혀 부정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모든 것을 그녀가 통제하고 있다. 자신의 의지가 올곧게 투영된 뚝심 있는 앨범이다.
-수록곡-
1. Mine

2. Sparks fly
3. Back to december
4. Speak now

5. Dear John
6. Mean

7. The story of us
8. Never grow up
9. Enchanted
10. Better than revenge
11. Innocent
12. Haunted
13. Last kiss

14. Long live
(Deluxe Edition Bonus Tracks)
1. Ours
2. If this was a movie
3. Superman
4. Back to december (Acoustic version)
5. Haunted (Acoustic version)
6. Mine (US version)
7. Back to december (US version)
8. The story of us (US version)
All songs written by Taylor Swift.
All songs produced by Taylor Swift & Nathan Chap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