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좀 놀아본 언니의 회고록이라고 하면 적당할까. 샬린(Charlene)의 'I've never been to me'는 서정적인 멜로디, 촉촉한 보컬과 상반되게 구구절절한 내용이다. 젊은 날 화려했던 이력의 주인공이 예전에 미처 알지 못했던 소소한 즐거움과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고백하는 가사는 마치 주부를 상대로 한 상담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듯 직접적이고 솔직하다.
파라다이스가 뭔지 아세요?
그건 거짓입니다. 꾸며낸 환상이죠.
우리가 바라는 대로 사람들과 세상을 만든 것뿐입니다.
진실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당신이 품에 안은 어린 아이에요.
오늘 아침에 당신과 싸운 그 남자, 하지만 오늘 밤 사랑을 나눌 그 남자.
그게 진실입니다. 그게 사랑인거죠.
낭독으로 처리되어 곡의 하이라이트가 된 이 부분은 처음으로 싱글이 발표된 1977년에는 빠져있었다. 오늘날 우리 귀에 익숙한 'I've never been to me'는 곡이 인기를 얻자 1982년에 새롭게 재녹음해 발매된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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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캘리포니아에서 샬렌 디엔젤로(Charlene D'Angelo)란 이름으로 태어난 그는 1973년에 유부녀라는 핸디캡을 딛고 모타운 레코드와 계약을 맺었다. 1977년에는 한 해 동안 'I've never been to me'를 포함해 3곡이 싱글 차트에 올랐지만 모두 90위권에 그치며 실패를 경험했다. 이후 첫 남편과 헤어지고 재혼한 뒤 영국에서 새 삶을 꾸려가던 그녀에게 5년 후 벌어진 일은 기적이었다.
모타운과 재계약 후 나온 네 번째 작품 < Used To Be >가 앨범차트 162위,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와 듀엣으로 부른 타이틀 트랙이 싱글차트 46위에 오른 것을 마지막으로 샬린은 바람 속의 먼지처럼 사라져갔다.
대중친화적인 멜로디가 강점인 'I've never been to me'는 1999년에 국내에서 애즈 원이 '소망'으로 발표했고 원곡과 번안 곡 모두 라디오 전파를 타며 현재까지 보편적인 선율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