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은 거기까지다. 분비되는 기운은 과도하며 씨줄과 날줄처럼 얽힌 전자음과 양동이로 끼얹듯 입힌 오토튠은 여러 번 듣고 싶지 않을 정도의 산만함을 주조한다. 만약 이들의 노래를 듣고 쓰러진 소가 일어난다면 그 모양은 경기(驚氣)에 의한 행동에 가까울 것이다. 분명히 에너지는 넘치지만 소란스러움을 등에 업은 상황이다.
무절제하게 이펙트를 가해 저마다 똑같이 느껴지는 음성, 매섭고 예리한 신시사이저 루프,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는 사이렌 소리 때문에 더 그렇다. 이는 귀를 먹먹하게만 하지 감동으로 다가서지는 않는다. 비트의 체구를 키우고 반주를 날렵하게 가꾸는 데에 정성을 다하고 있을 뿐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는 찾기가 어렵다. 음악을 듣는 이유는 감성을 충전하기 위해서지 소리로 보디빌더와 스프린터를 마주하고 싶어서가 아님을 한 번쯤 되새겨야 할 듯하다. 그런 면에서 선율에 중점을 둔 '아파 (Slow)' 같은 발라드 곡은 트랙 메이킹 기능 뽐내기 대회를 방불케 하는 앨범의 일방적인 호흡을 그나마 보완한다.
다만, 몸을 흔들기에 좋은 음악 들려주기를 목표로 한다면 수록곡들은 그것을 만족하는 데에는 충실하다. 변주를 통해 긴장감을 가하면서도 매끄러운 흐름을 유지하는 한편, 기존에 히트한 노래를 삽입해 관심을 유도하는 '박수 쳐', 1990년대 초반의 몇몇 그룹을 떠올리게 하는 예스러운 테크노 반주는 심심하지만 명확한 멜로디의 코러스로 대중성을 갖춘 'Go away', 임팩트 있는 후렴과 강한 베이스라인이 인상적인 '난 바빠'가 춤추기를 선동하는 일에 앞장선다. 하지만 광포한 사운드는 어지러움도 동반한다.
앨범을 통해 우리나라 댄스음악의 다소 답답한 경향을 통감하게 된다. 프로듀서나 편곡자가 네 마디, 여덟 마디 루프를 어떻게 꾸밀 것인가와 힘, 빠르기, 부피를 더 내는 것에만 전념하는 듯한 상황이 바로 그것이다. 이로써 음악이 기능공들의 센스 발휘 장으로 전락한 느낌마저 든다. 덕분에 노래는 흥겹고 즉각적으로 인식되지만 전혀 감격스럽지는 않다. 기억될 만한 여운도 전하지 못한다. 투애니원의 정규 작품도 마찬가지다. 음악은 '신 난다. 재미난다.'만 아우른다고 해결되는 술자리 게임이 아니다.
-수록곡-
1. Can't nobody (작사: Teddy / 작곡: Teddy)
2. Go away (Teddy / Teddy)
3. 박수 쳐 (e.knock / e.knock)

4. 난 바빠 (Big Tone / PK, Big Tone)
5. 아파 (Slow) (e.knock / e.knock, 선우정아)

6. 사랑은 아야야 (Masta Wu / Choice 37, Big Tone)
7. You and I (Teddy / Teddy)
8. Please don't go (Teddy / Teddy)
9. Kiss (Teddy / Teddy)
10. 날 따라 해봐요 (Teddy / Teddy)
11. I don't care (Reggae Mix Version) (Teddy, e.knock / Teddy, e.knock)
12. Can't nobody (English Version) (Teddy / Ted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