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교묘히 파고드는 인트로의 8마디와 한 두 개의 멜로디 변주를 통해 발전시켜나가는 곡의 전개, 여기에 클럽신의 트렌드를 가장 완벽히 결합한 'Fire', 일렉트로니카의 차가운 전자음을 펑키(funky)한 베이스라인에 실은 'Please don't go'를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날 따라 해봐요'에서 흐르는 프로듀서 '테디(Teddy)'의 이상한 '우기기' 작법에 놀랄 것이다. 그들은 “이래도 안 따라 할래? 이래도?”라며 끝없이 주문을 건다. '자 빠져봐/ 날 따라 해봐요/ 날 따라 해봐요'.

물론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데 피해갈 재간은 없다. 곡의 러닝타임이 끝남과 동시에 우리는 '날 따라 해봐요'의 카운터 펀치 한 방에 완전히 넉 다운 된다. 그런데 손동작까지 따라하며 흥얼거리던 '에에에에에에에에'('Fire')처럼, 7음의 중간 어디쯤의 소리를 내는 것 같은 '롤리 롤리 팝팝('Lollipop')에서처럼 입에 척척 감기던 그 후크가 아니다. 매번 성공적이었던 '테디'의 밀어 붙이기 식 반복이 여기에서만큼은 핀트가 어긋났다.

비트와 사운드 이펙터에 전력을 다하다보니 곡의 뼈대를 이루는 동요 '날 따라 해봐요'에서 변주된 멜로디는 전혀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다. 선율마저 세련된 사운드를 힘겹게 쫓고 있고, 여기에 야멸친 속도감을 내세운 리듬프로그래밍까지 가세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 후크의 무한 반복과 일렉트로니카의 효과음, 보이스의 이펙터가 트렌드라지만 이 3가지가 모두 지나쳤던 게 문제다.

날로 발전되는 '테디'의 일렉 사운드와 트레이드 마크가 된 둔중한 힙합 비트의 매치는 여전하다. 얼핏 들어도 잘 입혀진 '공민지'와' '산다라'의 보컬 이펙터도 트랜디 새터다운 디렉팅이다. 그런데 여기까지. 분명한 선율의 움직임보다는 사운드의 아이디어, 가사의 내용보다는 반복 미학에 중점을 둔 빼어난 사운드 경합에 잠시 현혹되지만 모두 눈요기에 그치고 만다.

소녀시대의 'Oh'가 차트를 지배할 때 즈음 예고 없이 터뜨려 그들의 차트에 슬쩍 제동을 건 투애니원. 어떤 전법보다 기가 막힌 그들의 게릴라 작전은 그러나 서로 힘들게 사운드의 이미지만을 끊임없이 재생하고, 또 다시 소비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