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연습실의 소녀들 사이에 섞여 우스꽝스런 동작으로 춤을 추던 곱슬머리 큰 뿔테안경의 키다리 총각을 기억하는가.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를 유명하게 만든 'I'd rather dance with you'의 다소 코믹한 뮤직비디오를 즐기는 사람은 이제 많아졌다.

노르웨이라는 생소한 북유럽의 정서가 멀고 먼 아시아에 식지 않게 전달될 수 있었던 건 CF에 쓰인 'Homesick' 덕이기도 하지만 내한 당시 갑작스런 연장 공연까지 했어야 할 정도로 뜨거운 바람을 일으킨 그들에 대한 평가를 CF에 쓰인 단 한곡으로 단락 짓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어찌 되었건 간에 괴짜(로 보이는) 한 명과 멀쩡(해 보이는)한 청년의 언밸런스한 결합은 국내 어쿠스틱 사운드 라운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Mrs. Cold'는 단 세 가지의 스트링 악기로만 채워졌다. 맑게 울리는 기타에 포개어진 두 개의 담백한 목소리는 소녀들이 꿈꾸는 사춘기 소년의 이미지와도 상통한다. 언제나 그러했듯 낭비된 소리가 없기에 자그마한 터치조차 놓치지 않게 되는 감성 청년들의 여린 사랑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