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김사랑 음악의 중추적 역할을 한 것은 대략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드코어, 테크노 그리고 모던록이 바로 그것이다. 데뷔 때부터 하드코어와 테크노를 바탕으로 하는 강성 음악 아티스트로 대개 소개되었지만 김사랑은 감성적인 곡을 써내는 능력 또한 탁월했다. 특히 콜드플레이(Coldplay)나 트래비스(Travis)를 연상시키는 달콤 쌉싸름한 브릿팝 향기가 묻어나는 트랙들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3집 < U-Turn >의 수록곡 'Yellow planet'을 들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하드코어와 테크노로 내달리는 와중에도 'Feeling', '떠나'와 같이 부드러운 음악을 선보였던 김사랑을 떠올려본다. 그동안 김사랑의 모던록적 감수성은 상대적으로 조명을 못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앨범 < U-Turn >은 본의 아니게 기습공격을 감행한 셈이다. 본인의 입을 빌려 말하자면 < U-Turn >은 노이즈 강한 음악이든 서정적인 어쿠스틱 사운드이든 언제나 통기타를 손에 쥐고 무언가 만들기 시작했다는 걸 떠올리면서 만든 작품이다. 3집은 그래서 김사랑의 본질에 더 가까운 앨범이라 할 만하다.
이번 미니앨범은 김사랑의 모던록적 감수성을 증폭시킨 결과물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더 꽉차고 묵직한 사운드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다.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강해도 대중의 감수성과 이질감을 일으키지 않을 수 있는 음악의 완성은 김사랑 음악의 생명을 연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취중괴담'의 우렁차면서도 한 없이 감성적인 소리는 대중과의 소통을 훌륭히 해내리라 본다. 주술적인 초반부 연주가 매혹적인 'A+', 이모코어의 문법에 가장 충실한 'Loser' 또한 대중과의 소통에 주요한 매개물로서 모자람이 없기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게 된다.
“이런 날엔 이런 밤엔 맘을 비워 머릴 식혀”라는 취중괴담의 노래말처럼 기교보다 솔직한 감성을 앞세운 < Behind The melody >를 마주하는 늦은 밤이. 참 아름답다.
-수록곡-
1. 취중괴담

2. A+

3. Loser

4. 일기 (Demo ver.)
5. 취중괴담 (Demo ver.)
전곡 작사, 작곡, 프로듀싱: 김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