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적 대중성에서 한 발짝 물러나려는 의지도 한 풀 꺾였고, 방송에서 볼 수 있는 횟수나 자주 들을 수 있던 칭찬의 입소문도 어쩐지 줄어든 느낌이다. 정황상 윤하가 덜 주목받고 덜 인정받고 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결정타는 타이틀곡 '1, 2, 3'로, 잭슨 파이브(Jackson 5)의 1970년 1위곡 'ABC'와 비교해 본인도 인정할 정도로 너무 비슷하게 들린다. 심지어 “원, 투, 쓰리~” 부분은 가사도 똑같다. 소속사 측에선 '순수 창작곡'이라고 해명했지만 누가 들어도 주요 멜로디만큼은 거의 동일하다는 걸 부인할 수 없다. 야심작이라고 할 만했던 2집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계속 윤하에게 불리한 일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축소 지향의 앨범이라도 타이틀곡을 제외한 나머지 수록곡들의 퀄리티는 음악적으로 결코 낮지 않다. 오히려 숱하게 쏟아지는 지금의 평균 작들을 뛰어넘는, 대중성과 음악성을 동시에 잘 갖춘 '웰-메이드' 곡들로 채워졌다. 청아하고 예쁜 느낌의 'Peace love & icecream', 따스하고 애틋한 '사랑하다'는 중독성과 완성도를 고루 갖추고 있다. 아무리 미니 앨범이긴 하지만 분위기 전환 사이를 잇는 'Black rain' 같은 이음새를 삽입해 '앨범'으로서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하지만 전작보다 에너지가 줄었다는 느낌과 표절 논란, 이 두 가지는 이미 대중들은 물론이고 팬들 사이에도 스며든 상태며, 따라서 윤하는 개별 곡들의 좋고 나쁨을 떠나 더 큰 틀 속에서 자신의 문제를 풀어가야 할 것 같다. 어떤 홍보로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 갈 것인가, 어떤 곡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할 것인가 등, '정체성'과 '방향성'의 문제를 놓고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1. Peace love & icecream

2. Black rain
3. Break out

4. 1, 2, 3
5. She is
6. 사랑하다

7. Luv u luv u luv u
8. My song and ... (Korean ver)
9. 1, 2, 3 (Inst)
10. 사랑하다 (In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