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록곡 모두를 작사, 작곡하며 싱어송라이터로의 화려한 데뷔를 선포한 2006년의 데뷔 앨범 < Taylor Swift >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극성은 아니었던 것 같다. 미국에서만 4백만 장 이상 판매된 이 앨범으로써 그녀는 각종 시상식에 후보가 되는 영광을 누렸지만, 컨트리 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곳 외의 다른 장소에서도 고른 지지를 뽑아내는 데에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녀는 이때까지만 해도 단지 '노래도 꽤 하고 얼굴도 예쁜 어린 컨트리 여가수'라는 수식을 넘어서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그녀에 대한 설명이 두 번째 앨범으로 벗겨질지는 의문이다. 10대, 20대 청취자들에게도 공감을 살 수 있을 현대적 감각의 가사를 컨트리에 용해한 그녀 음악의 기본 방침은 그대로다. 1집보다는 노래를 풀이하는 데 필요한 감정 표현이 조금은 성숙한 듯해 보컬에서는 어느 정도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면모를 띠지만, 그 이상으로 무언가 확 발전했다는 느낌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사운드가 전작보다는 강해지고 풍성해졌다는 게 듣는 이에게 조금의 위안이 될까, 나머지 부분에서는 특별히 나아졌다거나 극명하게 부각되는 매력은 없어 보인다.
아직은 '얼굴 예쁜 젊은 컨트리 가수'가 테일러 스위프트를 대표하는 말로 따라다닐 듯하다. 그러나 직접 모든 곡을 만들고 이를 충분히 감성을 살려 노래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그녀이기에 조만간 그 부정적인 대명사를 떼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단순히 어느 순간 혜성처럼 등장한 컨트리 신데렐라로만 단정할 수만은 없는, 뛰어난 실력이 뒷받침하는 인물이다. 자기 나이만이 보유하는 재기와 컨트리 음악의 구수한 멋, 신구를 하나로 완벽하게 접붙이는 노력과 과정이 수반되어야 다음 단계로의 성장이 이뤄질 것 같다.
-수록곡-
1. Fearless
2. Fifteen

3. Love story
4. Hey Stephen
5. White horse
6. You belong with me

7. Breathe
8. Tell me why
9. You're not sorry

10. The way I loved you
11. Forever & always
12. The best day
13. Change
14. Our song
15. Teardrops on my guitar
16. Should've said 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