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앤 라임스나 캐리 언더우드보다 조금 더 팝과 록에 기운 음악을 들려주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두 번째 앨범 < Fearless >는 그의 성장 통을 담은 솔직한 음반이다. 또래의 감성을 놓치지 않으면서 상업적인 성과도 노리고 있으며 동시에 아티스트로서 인정받고 싶은 음악적 욕심까지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있다. 2006년에 공개한 데뷔앨범처럼 모든 수록 곡의 작곡 크레디트에 자신의 이름이 명시된 것이 테일러 스위프트가 촉망받는 싱어 송라이터로서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표가 될 것이다.
컨트리 팝이라고는 하지만 록의 기운을 깊이 호흡하는 곡들도 다수 포진해 있어 샤니아 트웨인(Shania Twain), 페이스 힐(Faith Hill), 리앤 라임스, 캐리 언더우드, 리 앤 워맥(Lee Ann Womack) 등 동종업계의 선후배와 분명한 구별 점도 갖고 있다. 싱글 차트 4위까지 올라 국내에서 그의 이름을 입력한 'Love story'는 록의 질주력을 한껏 담은 컨트리 록 넘버다. 아버지가 반대는 남자친구에게 자신을 구해달라는 이 노래의 내용은 가사에 등장하는 셰익스피어의 < 로미오와 줄리엣 >보다는 더스틴 호프만과 캐서린 로스가 주연한 영화 < 졸업 >을 떠올리는 발칙한 노래. 'Forever & always'와 'Should've said no' 역시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처럼 펑크 팝의 직선적인 노선을 따르고 있다.
그 외에도 연인의 무덤덤함에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You belong with me'에서도 다시 한번 엠프와 연결된 기타는 벤조와 함께 곡의 분위기를 밝게 포장해 테일러 스위프트 또래 소녀들의 감성을 솔직하게 표출했다. 이것이야말로 설익은 실력으로 자신을 과대포장하지 않고 담백하게 있는 그대로 자신감을 재능으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농익은 멜로디가 듣기 편한 앨범타이틀 트랙 'Fearless'와 'Fifteen', 넬리 퍼타도(Nelly Rurtado)의 숨은 명곡 'One trick pony'를 떠올리는 'Tell me why', 미국 드라마 < 그레이 아나토미 >에 삽입되어 화제가 된 'White horse' 등도 스킵해서는 안되는 핵심 트랙.
2006년에 발표한 셀프타이틀 데뷔앨범이 국내에 공식적으로 발매되지 않은 이유로 1집 수록곡인 'Teardrops on my guitar', 'Should've said no', 'Our song'가 < Fearless >에 무임승차했지만 음반 전체의 구성은 유려하다. 전체적으로 개나리처럼 노랗고 청포도처럼 달다. 오버하지 않으며 과용을 부리지 않은 중용의 미덕이 자연스런 수수함을 이끌어낸다.
9곡의 싱글이 커트되었고 앨범차트 1위에 등극한 < Fearless >는 테일러 스위프트를 2000년대 후반에 새로운 '아메리칸 스위트하트(American sweetheart)'로 또한 '컨트리 공주'로 옹립했다. 대중들의 선택은 언제나 스타를 만든다.
-수록곡-
1. Fearless

2. Fifteen

3. Love story

4. Hey Stephen
5. White horse
6. You belong with me
7. Breathe feat. Colbie Caillat
8. Tell me why

9. You're not sorry
10. The way I loved you
11. Forever & always

12. The best day
13. Change
14. Our song
15. Teardrops on my guitar

16. Should've said 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