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일렉트로니카 마니아가 아닌 가요를 두루 좋아하는 음악팬으로부터 그들이 인기를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굳이 따진다면 전자 음악이라고 규정하겠지만 캐스커의 음악은 언제 어디에서나 듣기 쉽고 편안한 팝에 닮아 있다. 하지만, 지난 3집은 의외였다. 캐스커의 음악 감독인 이준오가 평소 좋아하던 라틴 음악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 2집의 '고양이와 나' 같은 노래를 좋아하던 팬들에게는 지나치게 변해 버린 모습이었다.
새 앨범은 그러나 라틴 음악의 정서를 많이 거둬내 다시 팝음악 느낌이 강한 곡들로 구성했다. 그러면서도 일렉트로니카, 라틴이라고 할 수 있는 요소들이 옅게 퍼져 캐스커의 특징을 설명해 준다. 앨범에 대한 주변 반응이 어떠냐고 묻자 그들은 “이번 앨범은 오히려 이전에 캐스커를 좋아했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갔다고 말씀하세요. 우울한 정서를 갸우뚱해 하던 분들도 이젠 우리 음악이 그렇다고 여기는 것 같아서 그것도 정말 다행이고요”라며 안도감을 내비쳤다.
이준오: 저희가 전 앨범에는 없던 스타일이 나오면 그걸 타이틀로 했거든요. 2집 때 '고양이와 나'가 타이틀곡이었는데, 사람들이 그걸 듣고 밝은 앨범일 거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3집 때는 앨범에 들어간 곡들 중에서 가장 어두운 분위기를 고르고 싶다 해서 '나비 부인'으로 갔죠. 그런데 이번에는 '저번에 월드 뮤직으로 했으니까 무난한 팝으로 가자' 해서 골랐죠. 다른 분들은 기존 익숙한 스타일인 '아무도 모른다' 같은 걸 추천하세요. 반응도 사실은 그게 더 좋긴 한데…. (웃음) 저희는 가장 잘될 것 같은 곡을 고르진 않아요.
코어적인 일렉트로니카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그렇다고 완벽히 대중적인 것도 어렵고, 고민이 많았을 텐데.
이준오: 이번 앨범이 나오고 나서 많은 분들이 일렉트로니카라고 생각 안 하고 팝으로 생각하시기도 하는데, 그걸 또 팝의 입장에서 보면 아니잖아요. 저희는 딱 그 중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포지션을 잡기가 정말 쉽지 않아요.
앨범 콘셉트는 어떻게 잡았나?
이준오: 이번부터는 콘셉트 자체를 없애고 마음 가는대로 했어요. 예전에는 멜로디가 팝으로 간다 싶으면 '어, 이러면 안 되겠다'하며 컨트롤을 스스로 하는 게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부터는 긴장을 풀고 하고 싶은 대로 했어요. 다른 앨범보다는 편하게 만들었죠.
그러면 녹음 시간은 짧게 걸린 건가?
이준오: 그렇다고 단기간에 해결을 본 건 아니에요. 마스터링 직전까지는 집에서 모든 작업을 하거든요. 녹음실에서 하는 게 아니라 믹싱도 집에서 하다 보니까 긴 시간을 두고 조금씩 천천히 하는 편이에요.
전자 음악과는 언제 인연이 닿았나? 1990년대 중반 한창 인기가 많을 때 접한 건가?
이준오: 원래는 록 키드였죠. 록 밴드를 전전하다가 군대를 갔어요. 당시에 함께 팀을 하던 친구들은 남아서 앨범을 냈고요. 앤이라고 부산 아이들이 만든 밴드요. 나중에 혼자서라도 데모를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죠. 그러다가 컴퓨터로 하는 음악에 재미 들리기 시작했고요. 지금도 기타는 쳐요. 곡을 만들 때도 이용하고요.
프로디지(The Prodigy)가 빅히트한 97년 정도로 보면 되겠다.
이준오: 제가 처음 들었던 게 95년 포티쉐드(Portishead) < Dummy > 앨범이 나왔을 때에요. 밴드 주변에 외국 친구들이 갖고 있어서 들었는데 너무 충격이었어요. 그때는 그게 일렉트로니카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어떻게 그런 소리를 어떻게 만들까 생각하다가 친구가 컴퓨터로 할 수 있다고 해서 파고들었죠. 사실 저한테 컴퓨터는 수단으로 접한 거예요.
일렉트로니카를 하지만 사실은 록 음악을 깔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 건가?
이준오: 저희는 다른 데 가면 록이라고 하고 다녀요. (웃음)
리듬 구성은 골디(Goldie)나 모비(Moby)의 영향도 있는 것 같은데.
이준오: 글쎄요,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팀들은 아닌데. 하긴 여러 장르를 좋아하다 보니까요. (실루엣 브라운(Silhouette Brown) 류의 브로큰 비트 느낌도 있다고 하자) 저는 리듬 적으로 신선한 것을 추구하는 게 많아서 정식적이지 않은 리듬에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그런데 그것만 하면 너무 음악이 코어해지니까 문제죠.
이번엔 라틴 요소가 많이 줄었다. 요즘엔 보사노바 같은 라틴 음악과 접목하는 게 상투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이준오: 상투적이라고 느껴서 줄인 건 아닌데, 깊이 들어가니까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음악이 나오더라고요. 도저히 제 나이에 할 음악이 아닌 것 같았어요. 제가 라틴 음악을 무지하게 좋아하는데 그런 느낌의 멜로디를 들으면 울컥하더라고요. 저한텐 그게 발라드인 것 같아요. 탱고 같은 라틴 음악에 관심 갖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들었어요. 제가 나이가 들고 연륜이 쌓이면 제대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럼에도 약간은 그런 색채가 남아있는 곡은 있다.
이준오: 제가 워낙에 좋아해서 그런 걸 거예요. 영어권 음악을 안 들을 지 몇 년 됐어요. 지금 미국의 주류 힙합 음악, 더티 사우스 같은 것들, 가수가 다른데도 다 똑같이 들리더라고요. 뭐가 개성인지, 그게 식상해져서 신선하고 재밌는 음악을 찾다가 라틴음악을 접하게 되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윤상 씨의 음악을 너무 좋아했고요.
4집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 만족하는 편인가?
이준오: 예, 저는 만족하는 편이에요. 앨범 작업하다 보면 10,000번도 넘게 듣게 되니까 질릴 수밖에 없는데, 이번 앨범은 집에서도 가끔 듣기도 하니까요. 만족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다음 앨범 작업할 때쯤이면 허점이 들리기 시작하겠죠.
보컬을 정규 멤버로 두고 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준오: 1집 만들기 전부터 찾고는 있었어요. 하이텔 동호회 '21세기 그루브'에 계속 보컬을 구하는 공모를 냈었어요. 그때 원래 하고 싶었던 건 포티쉐드 같은 느낌이었어요. 여자 보컬은 처음부터 전제를 두고 있었던 거죠. 함께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이소은 씨도 초청했던 거고. 동네 친구들도 부르고 다른 가수도 부르고 했는데 2집을 하면서 융진을 만나게 된 거예요.
보컬을 전제로 일렉트로니카를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다. 융진 씨가 2집 이후로 이력이 생겨서 능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작업하면서 착착 구사를 잘 해주는가?
이준오: 처음엔 생각이 많았죠. 2집 때에는 머릿속에 있는 목소리랑 실제 목소리가 일치하지 않았거든요. 3집 이후로는 이미 융진이 부른다고 생각하고 만드니깐 그런 부분은 없는 것 같아요. 어차피 융진이가 부르니깐 톤이나 느낌을 이 친구에 맞게 만들어요. '너를 삭제'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남자로 생각하고 만든 곡이고요.
'너를 삭제'가 유일하게 다른 사람이 부른 노래인데 자신이 부르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나?
이융진: 오빠가 생각하고 있던 게 있으니까요.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었어요.
준오 씨가 만든 음악 외에도 본인이 지향하는 색이나 포인트가 있을 텐데 본인이 그걸 다 소화한다고 생각하나?
이융진: 완벽하게는 아니겠죠. 그래도 이미 둘이 얘기를 하고 만드는 거니깐 그때 이미 상호작용이 있다고 생각해요. 의도했던 것에 대해 비껴갈 건 없지만 그렇다고 거기에만 집중해서 맞추는 편은 아니에요.
이준오: 아이디어를 충분히 공유해요. 그냥 만들어 놓은 걸 부르기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시작하는 단계부터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진행하고 있어요. 단순히 저는 프로듀싱만 담당하고 융진이는 노래만 부르는 역할 분담 체제는 아니에요.
이융진: 팀이 금방 사라지는 게 싫었어요. 그리고 제가 갖고 있는 욕심, 하고 싶은 것들이 오빠가 만드는 앨범 속에 담겨 있는 것 같았어요.
이준오: 발전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융진이가 2집 때는 노래만 했는데, 3, 4집으로 넘어오면서 조금씩 작곡, 프로듀싱에 관여를 하고 있거든요. 제 희망은 앨범이 계속되면서 이 유닛이 프루 프루(Frou Frou)처럼 반반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게 저의 생각이에요.
일렉트로니카의 보컬은 일반 음악과 다르지 않나. 원래 보컬 패턴이 그런가, 아니면 또 다른 영역을 구축한 것인가?
이융진: 제가 생각하기에는 일렉트로니카 리듬이 있다고 해서 노래가 일렉트로니카 같다는 생각은 안했어요. 멜로디도 그렇고. 어쿠스틱 음악이나 뭘 해도 보컬이 거기에 따라 차이 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융진 씨는 'Tell me'를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원더 걸스는 캐스커의 노래를 못 부른다. 이게 일렉트로니카 음악의 진수가 아닐지는 몰라도 멜로디나 비트를 타는 힘이 일반 발라드와는 다른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이준오: 저희가 그런 생각을 못해 봤어요. 만들 때 작곡에서건 노래건 레퍼런스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처음부터 없었어요. 또 융진이가 다른 데서 노래하다가 온 게 아니라 캐스커로 시작한 거기 때문에 다른 보컬과 비교한다든가 융진이만의 느낌 같은 걸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이들 음악의 또 다른 특징을 '우울함의 복류'라고 해도 될 것이다. 자신들도 “사실 밝은 곡은 어느 정도 의도를 해야 써지거든요”라며 음악이 자연스럽게 내재하는 성향을 밝힌다.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심장'이라고 명명한 앨범 제목은 이 어두운 분위기를 그대로 설명하는 것, 뜨거움은 없지만 계속 뛰려는 의지가 서린 타이틀이다.
그래서 신보는 '소통'이란 단어로 압축된다. 자신이 현재 겪고 있는 슬픈 상황, 안타까운 심정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녹아 있다. 또한, 그 이야기를 어떤 이가 듣고 이해해 주고 공감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노래에 깃들어 있다. 단순히 클럽에서 하룻밤 사이에 소비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두고 들으며 감정을 나눌 수 있을 내러티브가 4집을 관통하는 가장 큰 정서, 그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음악에 담고 싶은 주제는 무엇인가.
이준오: 관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요. 세계평화에 대해 이야기 하는 분은 많이 계시잖아요. 저는 일기장에 적은 제 얘기들을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옛날엔 사람들이 일기를 꼭꼭 잠그고 썼지만 지금은 블로그나 미니홈피 같이 열려진 공간에서 쓰잖아요. 내밀한 얘기를 하면서도 자기 말에 관심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 거죠. 혼자 끙끙 앓기는 싫고 누군가 내 이야기에 관심 가졌으면 하는 그런 거요. 그래서 더 소통이란 단어를 쓰고 싶었어요. 메신저나 인터넷을 통신 수단으로 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고 누군가가 리플을 달고 그런 것도 소통이고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사람들의 마음이 그런 건가?
이융진: 저희가 타이틀로 정한 '인공적인 심장', 그런 것들이 팔딱팔딱 뛰면 더 애잔하지 않을까 생각해서요.
그래서 슬픈 노래가 많은 건가? 그런 게 본래 자기 성향에 잘 맞나?
이융진: 딜레마일 수 도 있는 게 밝은 걸 하려고 해도 몸에 배어 있어서 그런지 신나지지 않아요. 그런 게 저희 성향인 것 같아요.
우울한 이유는? 환경 때문인가?
이준오: 가족들하고 떨어져서 생활한 게 오래되었어요. 제가 생긴 것 답지 않게 예민한 성격이에요. 영화를 봐도 펑펑 우는 편이고요. 사람한테 다치는 그런 일이 많아서 쓸데없이 섬세한가 봐요. 사람 관계나 소통에 대해서 부정적인 걸 만드는 이유도 실제로 겪었던 일들 실제로 들었던 것들이 반영되는 게 많고요. 천성이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버티게 하는 힘은 뭐라고 생각하나?
이준오: 서른 살이 지난 다음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2집 나오기 직전 음악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지금은 이거 아니면 안 되겠다고 생각을 하니까 마음이 편해졌어요. 저를 지탱한다는 건 음악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팝과 일렉트로니카의 간극을 조율하고 있는데 강한 비트의 곡은 앨범 마다 항상 있었다. 'Adrenaline'도 그렇고 꼭 그런 걸 한 곡만 담는 이유는?
이준오: 왜 그럴까요? 저도 그 생각을 안 해 봤네요. 만들다 보면 작업 기간이 1년 반, 2년 이렇게 걸리니까 음악에 눌려 우울해질 때가 있어요. 그땐 음악도 너무 우울하게 만들더라고요. 그럴 때 반작용으로 신나는 걸 하고 싶어져요. 이렇게 만들어 보다가 그중에 괜찮은 게 나오면 앨범에 넣는 거라서. 따로 디제잉 세션에 넣어도 되겠다 싶은 곡들은 또 있어요. 의도적으로 하나만은 아니에요.
'빙빙'을 들으면 효과음이 아기자기하게 들어 있어서 샙(Psapp)의 느낌이 들더라.
이준오: 잘 모르는 가수인데…. 처음엔 선율 악기를 최대한 배제하고 그런 사운드로만 만들고 싶었어요. 결국엔 기타를 넣으면서 흐려지긴 했는데 그것도 우울한 곡들에 치였던 상황에서 마지막에 만들었던 곡이었어요. 앨범 작업이 그렇잖아요. 만들기 시작하면서 끝낼 때까지의 과정이 담겨있는 거. 그 중에서 '빙빙'이 그런 곡이었어요.
리듬이나 멜로디를 만들 때 머릿속에 들었던 것들이 남아있지 않나? 그래서 곡에 무의식적으로 반영이 된다든가.
이준오: 아, 그래요? 그렇게 생각하는 건 없어요. 트랙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멜로디랑 가사를 쓰는 편이거든요.
가사 쓰는 게 힘든가 아니면 곡 쓰는 게 힘든가?
이준오: 둘 다 똑같이 힘들어요. 시간은 가사가 덜 걸려요.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걸 좋아해서. 그런데 고통의 강도는 같은 것 같아요.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고치기도 하고.
이준오: 실제로 그런 애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박창학 선생님한테 들었거든요, 제가 그분을 정말 좋아하는데 '노랫말을 어떻게 쓰시나요?'라고 여쭌 적이 있어요. 그분은 길을 가면서 가사를 쓰신대요. 그분 가사 중에 '길'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오잖아요. 글을 모니터에서 떨어져서 몸에 와 닿는 걸 쓰라고 하시더라고요.
융진 씨가 점점 지분이 커지는 상황인데 가사를 써야하는 게 정상 아닌가?
이준오: 아, 있어요. 융진이가 가사를 쓴 곡들이요.
이융진: 쓰고는 있는데 채택이 안되는 게 많아서요.
이준오: 이 친구가 아티스트 같거든요. 저는 고시생처럼 틀어 박혀서 하나만 붙잡고 작업하는 편인데, 융진이는 다른 사람들보다 살아가는 템포가 느려요. 그런데 가끔 반짝하고 나오는 게 있어서 저 같은 사람한테는 그런 게 도움이 돼요. '너와 나' 데모를 보내줬을 때 그 50초짜리를 저는 정말 밤새도록 들었어요. 엄청난 충격을 받아서요. 그건 작사, 작곡을 다 융진이가 했어요. 그런 게 제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었거든요. 둘 다 빠른 템포로 일에 쫒기면서 하는 건 안 좋을 것 같아요.
현재 활동은 어떻게 되나?
이준오: 이렇게 인터뷰 계속해서 하고 있고요. 3집 때는 방송을 거의 안 했는데 이번 앨범부터는 라디오나 텔레비전 조금씩 하고 있어요. 라디오 패널은 오래전부터 했고요. 그런데 둘이 함께 방송하는 건 별로 없어요. 더군다나 요즘은 음악 얘기를 잘 안 하잖아요. 이젠 MR이라도 라이브를 하는 프로가 좋겠더라고요. 25일에는 앨범 발매 기념 공연도 잡혀 있어요.
본인의 삶을 결정한 앨범 열 장은 무엇인가?
이준오: 열 장이요? 포티쉐드 < Dummy > 앨범이랑 아하(A-ha)의 < Hunting High And Low >, 너바나(Nirvana)의 < In Utero >. 이 앨범들이 한 번씩 제 인생이 바뀌게 된 그런 앨범이에요. 윤상의 < Cliche >도요. 상이 형은 멜로디와 가사만으로도 좋아요. 알게 모르게 닮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 Blizzard Of Ozz > 앨범이요. 류이치 사카모토(坂本龍一)의 < Sweet Revenge >도요. 융진이는 시간이 좀 걸려요. 말씀드렸잖아요.
이융진: (잠시 생각한 후에) 생각이 하나도 안나요. 비틀즈….
이준오: 화이트 앨범 좋아하잖아. 저는 서전 페퍼를 좋아하고.
이융진: 아, 프루프루.
이준오: 융진이는 라디오헤드(Radiohead) < The Bends > 앨범도 좋아해요. 둘이 아이튠즈가 똑같거든요. 융진이가 맨 처음 들어왔을 때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는 것 보다는 제 음악을 같이 공유하는 게 빠를 것 같아서요. 그게 편하잖아요. 듣는 음악을 전달해주면 되니까. (웃음)
이준오: 마지막으로, 아오키 타카마사(Aoki Takamasa)랑 츠지코 노리코(Tujiko Noriko)가 함께한 < 28 > 앨범이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추천하는 곡은?
이준오: 'Polyester heart'요. 그 곡의 이야기가 앨범 전체 콘셉트를 잡고 있어요. 사실 그게 적나라하기도 하고요. '너와 나'라는 곡이 'Polyester heart'의 서곡이에요. 두 곡을 같이 이어서 들으시면 돼요.
인터뷰: 임진모, 윤지훈, 이대화, 한동윤
정리: 한동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