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 'Fan'. 'One'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명실 공히 대중적인 힙합 스타로 자리 매김한 에픽 하이(Epik High)가 지난달 30일 압구정 CGV에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미니 앨범 < Lovescream >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가졌다.

그들의 인기를 증명이라도 해보이듯 장내에는 이미 여러 매체에서 취재를 하기 위해 나온 기자단이 공연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자들뿐만 아니라 낮에 열리는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빠들'의 신보 발표를 축하하는 사절을 자처하고 나선 많은 어린 팬 역시 에픽 하이가 등장하기만을 고대하는 표정이었다.

조명이 꺼지고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1분 1초'의 뮤직비디오 상영으로 행사는 시작됐다. 지난 5집의 타이틀곡 'One'의 뮤직비디오 후반부가 떠오르는 편집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그것에 비해 이번에는 거꾸로 화면을 돌리는 기법이 상당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포함돼서 멤버들이 들인 공은 더 컸을 듯했다. 이에 대해 타블로는 “음원을 거꾸로 돌려서 외웠다. 안 그래도 외우기 힘든 랩을 거꾸로 외워야 했던 게 뮤직비디오 찍을 때의 고역이었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회상하며 이야기했다.

뮤직비디오 상영에 이어 가을 향이 물씬 나는 댄디룩으로 한껏 멋을 낸 세 멤버가 무대 위에 올랐고 DJ 투컷이 작곡과 프로듀싱을 담당한 'Fallin''을 부르며 음악 공개를 이어갔다. 공연을 마친 후 미쓰라 진은 “사랑에 관한 건 항상 아껴왔던 주제였다. 에픽하이의 정규 앨범 성격상 수록되지 못한 노래들을 가꾸고 가꿔서 더 예쁜 꽃으로 갖고 나왔다”고 신보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 Lovescream >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동시에 전자 악기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아날로그 사운드를 담는 것에 중점을 둔 작품이다. 이날 타블로는 “전자음, 일렉트로니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Fly' 때부터 우리는 일렉트로닉 힙합을 한다고 우리를 소개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그런 걸 버리고 자연적인 소리를 찾으려 했다. 트렌디한 음악은 다른 분들이 워낙 잘하기에 우리만의 음악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앨범에 대한 언급을 덧붙였다.

재치 있는 말과 능청스러운 농담으로 좌중을 즐겁게 하다가도 노래를 부를 때면 진지하고 파워풀하게 돌변하는 에픽 하이 특유의 모습이 돋보였던 짧은 쇼케이스는 그들의 대표 사랑 노래 'Love love love'를 끝으로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