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가장 괄목할 활동을 보여준 윤하의 신곡이다. 하지만 2집 < Someday >의 품질과는 별개로 타이틀곡 '텔레파시'는 신선도가 떨어져 아쉬운 감을 지울 수가 없다.

우선 데뷔 초기에 윤하를 정의한 '피아노'가 아직도 그녀를 맴돌고 있다. 분명 피아노를 앞에서 당차게 '비밀번호 486'을 노래하던 윤하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것은 밴드를 표명하면서도 음악은 양산품에 가까웠던 몇몇 기획밴드 보다 로커다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텔레파시'에서의 피아노 연주는 아무래도 사족처럼 느껴진다.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혹은 자연스러운 무대 연출을 위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곳곳에서 출몰하는 건반 플레이는 줄곧 기타 사운드와 충돌하며 융화되지 못한다.

더 중요한 것은 곡 자체가 이전 타이틀곡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두 번이나 선보인 스타일을 반복하려면 멜로디의 더욱 감도가 뛰어나야할 텐데 '텔레파시'는 '비밀번호 486'의 당돌함, '혜성'의 청량감에 비할 만큼 만족스럽지 않다.

앨범엔 이와 달리 좋은 곡이 많기 때문에 더 안타까운 선택이다. 'Hero'가 TV용으로는 너무 셌다면, 'Gossip boy'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다. '우산'과 유사하긴 하나 타블로와 함께 한 '기억'도 새로운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텔레파시'만으로 대표되기엔 < Someday >는 그릇이 큰 앨범이다. 부디 이 곡이 앨범 일청의 기회를 앗아가지 않기만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