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화 박정아의 록은 진지함의 회복이다. 음악 속에 흐르는 도시의 밤 풍경을 보는 듯한 어두운 빛깔은 박정아가 의도적으로 가벼운 음악과 작별하려고 했음을 말해준다. 가사의 내용도 쥬얼리 시절과는 다르다. 희망이란 단어를 노래하고 있고, 박차고 나아갈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공주 타입의 옷에 맘보를 부르던 박정아는 이제 검은 가죽 옷을 입고 진지한 뉘앙스의 말을 걸고 있다.
하지만 너무 약하다. 기타의 볼륨을 좀 더 높였어야 했다. 켈리 클락슨(Kelly Clarkson)이 'Since u been gone'에서 그랬던 것처럼, 힐러리 더프(Hilary Duff)가 'Beat of my heart'에서 그랬던 것처럼 웬만한 록 밴드 못지않게 더 질러대고, 더 굉음을 뿜었어야 했다. 박정아의 새로운 가능성은 작가적인 접근이 아니라 대중적인 이미지를 이용해 강렬한 록을 부르는 것에 있다.
보컬 멜로디의 키를 더 높였어야 했고, 주요 멜로디 부분도 지금처럼 마지막 끝을 아래로 내리지 말았어야 했다. 그러지 않았기에 이 노래는 어쩐지 슬픈 듯이 들린다. 자신감이 결여된 듯하고, 웅크린 한이 많았다는 듯이 들린다. 초반부의 얇은 터치 같은 기타 사운드도 강렬한 이미지를 주기엔 맥이 빠진다. 좀 더 긴장감이 팽팽했으면 좋았을 뻔했다.
애조 띈 발라드를 부르듯이 힘이 빠진 에너지로 “록을 통한 새 출발!”을 외친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지점이다. 뮤직비디오의 아이스하키 컨셉도, 라커 룸 위에 걸린 'Rock On!'이란 선언적 문구도 호소력을 잃는다. 너무 밋밋한 변신이다.
김진성 강력한 기타와 드럼을 기본으로 한 록밴드의 구색은 갖췄으되 박정아의 보컬은 미약하기만하다. 반주를 타고 유연하게 흐르기만 할뿐 강하게 잡아채는 훅이 없어 못내 아쉽다. 그래도 소프트한 팝록으로 듣기에는 무난하다. 반복적인 멜로디로 뇌리를 파고들면서 강함과 부드러움을 적절히 조화시킨 곡의 구성은 대중친화력을 염두에 둔 전략적 기획으로 보인다. 격렬한 남성스포츠인 아이스하키를 뮤직비디오의 소재로 선택한 것도 그렇고 '슈퍼스타'(Super star)에 이어 록 성향의 음악을 지향한, 쥬얼리의 프런트우먼의 솔로데뷔에 'Yeah~'라는 탄성과 환호가 이어지기만을 기대한다.
김두완 버터 냄새가 좀 난다 했더니 역시 힐러리 더프(Hilary Duff) 등에게 곡을 주었던 마크 잭슨(Mark Jackson)의 작품이다. 록에서 추출할 수 있는 드라이브감이 부드럽게 묘사되어 있다. 박정아의 가창력을 명쾌하게 증명하기에는 충분치 않지만 그녀의 자신 있는 이미지에 부합되는 알맞은 선곡이다. 지난해에 서지영이 'Stay with me'로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면 올해 박정아는 'Yeah'라는 '인상 굳히기 기술'에 들어갔다.
윤지훈 '수퍼스타'에 슬쩍 첨가되었던 록 사운드가 전면에 드러났다. 물론 프로듀서의 입김이 작용했겠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자신의 음악에 대한 박정아의 위치가 생각보다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 'Yeah'는 록과 배합되었지만 가요의 친화력이 살아있어 대중들이 받아들이기에 무난하며, 여기에 박정아의 보이시(boyish)한 기존 이미지가 더해져 여느 독립선언보다 무게감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yeah~'가 반복되는 멜로디는 누구라도 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쉽고 매력적이다. 이 정도면 쥬얼리 시절보다 '더 멋지게 일어날' 수 있을 듯하다.
하광화 자의건 타의건 당연히 기대시 되었던 섹스어필 분위기를 깨고 나도 테이크 댓(Take That)의 로비 윌리암스(Robbie williams)처럼 한국 대중음악계의 멋진 리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던져주고 있는 그녀의 데뷔곡이다. 하지만, "음악과 영화를 모두 잡고 싶다."는 최근 그녀의 인터뷰내용이 그녀의 음악을 향한 멋진 도약을 조금 방해할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김건우 요즈음 가요계에서는 그룹 활동을 하다가 잠시 솔로 활동을 하는 것이 추세이다. 여기에 발맞춘 듯 보이는 쥬얼리의 멤버 박정아의 솔로 앨범이 출시되었다. 타이틀곡 'Yeah'의 흥겨운 악기연주와 노랫말 내용으로 봐서는 한여름을 겨냥한 곡처럼 느껴진다. 휴가를 떠나는 이들의 차안에서 울려 퍼져야 할 것 같은 이 노래가 처서가 지난 지금 나온 것이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온통 발라드로 가득할 9월에 조금 튀어 보일 수는 있겠다.
조이슬 언젠가 쥬얼리 시절에 박정아가 '로버트 파머(Robert Palmer)'의 'Bad case of loving you'를 무대에서 노래했었던 것을 기억한다. 솔직히 놀랐다. 달콤한 댄스 팝에서 느낄 수 없었던 진지함이 있었고, 파워풀했으며 탄력적이었다. 그리고 막연히 그녀의 솔로 방향은 '록'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물론 'Yeah'는 록의 진중함 보다는 팝의 선율에 더 무게가 실려 있고, 그녀의 목소리도 아직은 예쁘기 만한 '팝'의 목소리가 더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녀가 하고 싶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팝/록'이라는 방향설정은 그녀에게 있어 최상의 선택임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