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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bum    POP
      • Rogamar
        2006
        세자리아 에보라(Cesaria Evora)
      • DATE : 2006/04   |   HIT : 5846
      • by 안재필
      • 세자리아 에보라는 지금까지 발표한 아홉 장의 정규 앨범 커버 사진을 모두 자신의 모습으로 꾸몄다. 재킷 사진 속에서 주름진 그녀의 얼굴은 환하게 웃고 있기도 했고, 비탄에 잠기기도 했으며, 고뇌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다양한 표정을 지어도 그 안에 갈무리하고 있는 감정은 언제나 '깊은 슬픔'이었다.

        그녀의 웃고 있는 사진을 보고 있으면 미소 대신 눈물이 떨어지고, 슬픔에 겨운 사진을 들여다보면 더욱 슬퍼진다. 음악을 듣기도 전에 이미 눈물샘을 자극한다. 이런 그녀의 슬픈 초상은 한낱 설정이 아니다. 아프리카 국가이면서도 지역적인 환경 때문에 500년 동안 포르투갈의 지배 하에 놓였던 조국 까보베르데의 역사와 그 처절한 조건 아래서 가난을 겪으며 '살기 위해' 노래를 해야했던 세자리아 에보라 개인의 역사가 그렇게 만들었다.

        까보베르데는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섬나라. 세네갈의 서해안에서 약 6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열 다섯 개의 섬으로 이뤄져있는데 그 중 다섯 개의 섬이 무인도이다. 1456년 포르투갈 항해사에게 발견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살지 않는 군도였다. 이후 포르투갈이 대서양 무역의 전진기지로 삼으면서, 아프리카로부터 많은 흑인들이 노예로 끌려왔다. 그리고 동시에 흑인들과 유럽 백인들 사이에 성적인 결합이 일어나면서, 까보베르데는 크리올의 천국이 되었다.

        하지만 열악한 자연환경은 까보베르데를 죽음의 땅으로 내몰았다. 사막과 사바나 지역으로 뒤덮인 땅은 식량을 확보하기 어려웠고, 주기적으로 닥치는 가뭄과 기근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결국 대다수의 사람들이 조국을 등지고 포르투갈, 이탈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 등으로 떠났고, 지금도 이민의 역사는 진행형이다. 그래서 현재 까보베르데의 인구는 45만 명에 불과하고, 전체 인구의 5분의 3이 20세 미만이다.

        이처럼 가난과 이산으로 쓰여진 까보베르데의 서글픈 역사는 '모르나(Morna)'라고 불리는 독특한 음악을 탄생시켰다. '슬퍼하다'라는 뜻의 영어 'Mourn'에서 유래한 모르나는 크리올처럼 혼혈 음악이다.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이 가져온 리듬과 유럽의 백인들이 전해준 멜로디가 결합되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아프리카의 토속 리듬 위에 포르투갈의 파두(Fado), 포르투갈 문화권에 있는 브라질의 서정 음악 모디냐(Modinha), 영국 뱃사람들이 부르던 발라드가 섞이면서, 경쾌하면서도 동시에 슬픔과 애수가 느껴지는 모르나가 잉태되었다.

        모르나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소다드(Sodade)'라 불리는 정서이다. '노스탤지어'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소다드는 어쩔 수 없이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살고 있는 가족,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을 담고 있다. 또한 푸른 바다가 파도에 실려보내는 강렬함과 잔잔함,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운명에 도전하겠다는 까보베르데 사람들의 마음가짐, 사랑과 이별의 아픔, 삶의 자세 등도 소다드에 녹아있다.

        세자리아 에보라는 바로 모르나를 상징하는 가수이다. 1941년 상 비센테 섬의 민델로에서 태어난 그녀는 열 여섯 살 때부터 노래를 하기 시작해서, 1960년대 후반에는 까보베르데 전역에서 이름을 떨쳤다. 하지만 열 두 살의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한 후, 남자들의 배신으로 인해 이혼과 재혼을 반복해야만 하는 불행을 겪었다.

        그 상처가 오죽했으면 세 번째 결혼 실패 후 “다시는 집안에 남자를 들이지 않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또한 7남매 중 그녀만 빼고 모두 이민을 떠나는 바람에 홀로 외로움을 견디며 살아야만 했다. 결국 여러 가지 고통스런 상황으로 인해 세자리아 에보라는 1970년대 중반 노래하는 것을 중단하고 술과 담배에 몸을 의탁했다.

        이후 십 여 년이 지난 1985년 마흔 다섯 살의 나이에 그녀는 포르투갈에서 까보베르데 여성 가수들의 앤솔로지 앨범 작업에 참여하면서 다시금 재활 의지를 다졌다. 그리고 3년 뒤인 1988년 세자리아 에보라는 동향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던 프로듀서 주제 다 실라(Jose Da Silva)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데뷔 앨범 < La Diva Aux Pieds Nus (맨 발의 디바) >를 발표했다.

        '월드뮤직의 집산지' 파리에서 그녀의 노래는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그녀가 들려주는 모르나는 단순히 까보베르데 사람들만을 위한 망향가로 그치지 않았다. 포르투갈어와 아프리카어가 섞인 크리올어 노랫말을 알아듣기는 힘들지만, 한 번쯤 이별과 죽음, 실패, 고통 등의 아픈 경험을 한 사람이라면 쉽게 가슴에서 내려놓지 못했다. 오랫동안 고난의 세월을 보냈던 세자리아 에보라의 희로애락이 절절히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파리에서 시작된 세자리아 에보라 음악 열풍은 아홉 장의 정규 앨범과 함께 까보베르데의 바닷바람을 등에 업고,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캐나다, 일본, 브라질 등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지난 2002년 내한 공연을 통해 그녀의 슬픈 노래가 깊이 스며들었다.

        지난 2003년 9집 앨범 < Voz d'Amor (사랑의 목소리) > 이후 3년 만에 발표한 세자리아 에보라의 신보는 모르나의 영원한 테마라고 할 수 있는 '바다'가 주제이다. < Rogamar (바다를 향한 기원) >라는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변하지 않고 언제나 그곳에 머물러 있는 바다를 향한 동경을 담고 있다. 바다를 생명의 양식으로 여기는 뱃사람들의 기도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떠난 자와 기다리는 자의 그리움과 쓸쓸함, 희망과 이별 등을 애절한 선율과 빠른 리듬 위에 실어 놓고 있다.

        “섬 사람들/ 뱃사람들/하지만 오랜 여행자들”이라고 노래하는 타이틀곡 'Rogamar'가 대표적이다. 현재 까보베르데 최고의 남성 가수이자 작곡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테오필루 샹트레(Teofilo Chantre)가 작사, 작곡한 노래는 바다를 무대로 살아가는 섬사람들과 뱃사람들의 바다를 향한 간절한 기원이 담겨 있는 멋진 곡이다.

        바다와 함께 모르나의 주된 테마인 '소다드' 역시 빠지지 않는다. 'Um Pincelada (붓놀림)'에서 세자리아 에보라는 “꽃이 지네. 아이들은 울지. 구름은 지나가네. 이것은 소다드라네. 이것은 슬픔이지. 세상은 변하지만 내 이야기는 계속된다네”라고 노래하며 소다드에 대해 정의하고 있다.

        세자리아 에보라의 고향인 민델로와 파리에서 녹음 작업을 한 이번 음반의 가장 두드러진 음악적 특징은 브라질 스트링 음악의 도입이다. 카에타누 벨로주(Caetano Veloso), 류이치 사카모토(Ryuchi Sakamoto) 등과의 작업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브라질의 위대한 첼리스트 자키스 모렐렌바움(Jaques Morelenbaum)이 스트링 작업에 참여해서 사운드를 전체적으로 한층 더 풍성하고, 아름답게 인테리어를 했다. 'Saiona D'Vinte Ano (20년 된 빅 스커트)', 'Sombras Di Distino (운명의 그림자들)'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브라질 삼바 리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카니발 송 'Mas Um Sonho (단 하나의 꿈)'은 앨범의 백미이다.

        또한 아프리카에 대한 세자리아 에보라의 애정도 음악으로 표현되어 있다. '세네갈의 밥 딜런'으로 불리는 포크 가수 이스마엘 로(Ismael Lo)가 피처링한 'Africa Nossa (우리의 아프리카)는 “세상의 요람, 비옥한 대륙 아프리카”라고 노래하는 범 아프리카 찬가이다. 자이레(현 콩고 민주 공화국) 출신으로 아프리카 음악 역사에 많은 업적을 남긴 레이 레마(Ray Lema)가 작곡한 'Sao Tome Na Equador (적도의 상토메)'는 까보베르데와 마찬가지로 포르투갈의 지배 하에 놓여있었던 적도의 조그만 섬나라 상토메에 대한 노래이다.

        이번 열 번째 작품의 커버 사진에서 세자리아 에보라는 활짝 웃고 있다. 그러나 그 웃음은 여전히 고통을 품고 있는 웃음이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그녀의 영원한 음악 파트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주제 다 실바와 1999년부터 피아니스트로 호흡을 맞춰온 페르단두 안드라지(Fernando Andrade)가 공동으로 프로듀싱한 음반은 세상의 온갖 이물질을 다 삼켜서 세척하고 있는 듯한 세자리아 에보라의 수세미 질감의 보컬을 가장 잘 드러나도록 했다. 자키스 모렐렌바움의 스트링은 음악적 변화가 아닌 슬픔에 우아함을 첨가한 장치일 뿐이다.

        예순 살을 훌쩍 넘은 세자리아 에보라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아니 변할 수가 없다. 무대에서 구두를 신고, 금연을 하고, 금주를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조국의 서글픈 역사와 그녀의 비참한 개인사가 불도장처럼 그녀의 가슴 깊숙한 곳에 찍혀있는 한. 변할 수가 없기에 그녀의 노래에서는 여전히 슬픔이 넘쳐흐르고, 진실이 소용돌이친다. 새 앨범 < Rogamar (바다를 향한 기원) >은 그래서 웃으면서도 울고 있다.

        -수록곡-
        1. Sombras Di Distino (쏨브레스 디 디스띠노 : 운명의 그림자들)
        2. Um Pincelada (웅 삔쎄라다 : 붓놀림)
        3. Avenida Marginal (아베니다 마르지날 : 건달들의 거리)
        4. Africa Nossa (아프리카 노싸 : 우리의 아프리카)
        5. Tiche (티쉐)
        6. Sao Tome Na Equador (싸웅 뚜메 나 에꾸아도르 : 적도의 상토메)
        7. Rogamar (호가마르 : 바다를 향한 기원)
        8. Amor E Mar (아모르 에 마르 : 사랑과 바다)
        9. Modje Trofel (모제 뜨로펠 : 부적당한 소스)
        10. Rosie (로지)
        11. Travessa De Peixeira (뜨라베싸 데 뻬이쎄이라 : 여자 생선 장수 골목에서)
        12. Mas Um Sonho (마스 웅 쏘뉴 : 단 하나의 꿈)
        13. Mar Nha Confidente (마르 냐 꼰피덴찌 : 바다는 나의 진실한 친구)
        14. Saiona D'Vinte Ano (싸이오나 디빈떼 아노 : 20년 된 빅 스커트)
        15. Vaga Lenta (바가 렌따 : 잔잔한 물결)
      • 2006/04 안재필(rocksacrifice@gmail.com)
      • 앨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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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dade 세자리아 에보라 IZM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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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rnes Du Capvert 세자리아 에보라 IZM 1994
        Miss Perfumado 세자리아 에보라 IZM 1992
        Mar Azul 세자리아 에보라 IZM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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