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리 정해진 오후 2시보다 10여분 가량 늦게 등장한 에이브릴 라빈은 대략 3분간의 포토 콜(사진 촬영) 시간 동안 여러 포즈를 취했다. 그녀의 첫 인상은 19세의 나이에 걸맞은 '애띈' 소녀다운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새로웠던 사실은 앨범 재킷과 매스미디어의 사진으로 보아왔던 바와는 다르게 키가 굉장히 작았다는 점이다. 신장이 160센티미터도 되지 않는 깡마른 작은 체구를 지녔다는 것.
그런 자신의 모습에 반기라도 들 듯, 곧바로 에이브릴 라빈은 동행한 세션 기타리스트와 단 둘이서 어쿠스틱 기타를 치면서 2집 <Under My Skin>에 수록된 첫 싱글 'Don't tell me'와 후속곡 'My happy ending'을 연달아 불렀다. 그 외소한 체격에서 우러나오는 파워풀한 보이스는 라이브의 묘미를 직접 느낄 수 있게 해준 열창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한국은 두 번째 방한인데 현재 기분이 어떤가?
지난번에는 단지 공연만 했었는데 굉장히 열띤 반응에 감사한다. 공연장에서 뜨겁게 환영해주던 한국 팬들의 따뜻한 마음이 아직도 기억난다.
2집에 대해서 간략히 말한다면?
내면에 있는 걸 많이 표출하려고 노력했다. 1집보다 어둡고 무거운 사운드의 비중이 크다. 또한 보다 개인적인 심경을 노래했다.
1집이 가져다준 성공이 오히려 2집 발매에 부담이 되진 않았는지?
처음에는 은근히 잘해야 된다는 압박감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주위의 반응에 개의치 않고 오직 음악에만 집중해서 작업에 임했다. 새 앨범에 대해서는 만족한다.
오늘 공연을 통해 팬들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는?
난 스스로 느낀 점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내 이야기에 공감하고 따라 즐겼으면 좋겠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실망시키지 않을 각오는 되어 있다. 3집부터는 혼자서 작업한 곡들을 많이 수록할 예정이다.
오늘 공연에 대한 기대감과 느낌은 어떤지?
지난 번 한국 팬들의 반응은 열정적이었다. 이번에도 멋진 팬들을 만나고 싶다. 무대에서 기타를 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줄 것이며 1집에 수록되었던 곡들도 다수 노래할 예정이다.
새 앨범 커버에 나와있는 빨간색 엑스 표시는 무슨 의미가 있는가?
거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좀 더 멋진 연출을 위해서다.
한국 팬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국어로 부른 노래도 아닌데 너무 많이 사랑해줘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그런 호응이 고마울 따름이다.
80여명 가량의 취재진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자리는 에이브릴 라빈의 솔직하고 당찬 면모를 가까이 접할 수 있었다. 또한 소포모어 징크스를 시원스레 날려버린 2집의 연속 히트로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그녀가 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월드 스타가 되었는지 쉽사리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1시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만남이었으나 취재진의 관심에 라빈은 감사한다는 말로 화답하며 저녁에 있을 멋진 공연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