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리딩 출신의 스페이스 록 밴드 쿠퍼 템플 클로즈(약칭 TCTC)의 소포모어 앨범. TCTC는 1990년대 후반 벤 고트리(Ben Gautrey, 보컬), 댄 피셔(Dan Fisher, 베이스 & 기타), 톰 벨라미(Tom Bellamy, 기타 & 신시사이저), 디즈(Didz, 베이스), 키에란 마온(Kieran Mahon, 키보드), 그리고 존 하퍼(Jon Harper, 드럼)의 6인조 라인업으로 결성된 그룹.

2001년 데뷔 EP <Hardware/Warfare>를 발표하고 로컬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그들은 1년 뒤인 2002년 데뷔 음반 <See This Through And Leave]>를 내놓았다. 플라시보, 스웨이드, 닉 케이브 등과 작업을 했던 폴 코르켓이 프로듀서를 맡은 데뷔작은 영국 음악 전문지 <NME>로부터 '2002년도 영국 기타 록의 희망을 건졌다'고 평가를 받을 정도로 브릿 팝에 예술성을 부여했다.

1년 만에 내놓은 신보에서도 쿠퍼 템플 클로즈의 실험 여행은 계속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1집보다는 기타 비중이 많이 줄고, 대신 전자 악기를 이용한 여러 가지 샘플링 기법과 노이즈 실험이 늘어난 게 이번 음반의 특징이라면 특징일 것이다. 그런지 록과 클래식 록 사이로 흐르는 핑크 플로이드와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프로그레시브와 노이즈는 상당히 달콤하다. 'Blind pilots'에서의 거친 록 기타 리프와 벤 고트리의 멜로우한 보컬, 그리고 신시사이저의 멜랑콜리는 브릿 팝이면서 동시에 아트 록이며, 노이즈 록이다.

또한 'A.I.M.'은 라디오헤드의 '파라노이드 안드로이드' 세계에 동참하는 트랙으로 기타 록과 일렉트노릭이 황금 분할되어 있다. 스페이스 록에 대해 완벽한 정의를 내리고 있는 'In ㅛour prime', 꿈꾸는 듯한 팝 드라마 'Written apology', 부드러운 곡조가 인상적인 'The same mistakes', 그리고 격정적인 헤드 벵어 메탈 'Promises, promises' 등도 마찬가지다.

멤버들은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팬들을 위한 음악이 아닌 자신들의 음악을 하고 싶었다”며 “노래마다 각기 특색이 있고 실험적인 요소들을 집어넣고자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진보하고 있는 라디오헤드의 올해 앨범이 상업적으로 그다지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뒤를 따르고 있는 쿠퍼 템플 클로즈의 미래를 장담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 될지도 모르겠다.

-수록곡-

1. Same Mistakes, The
2. Promises Promises
3. New Toys
4. Talking To A Brick Wall
5. Into My Arms
6. Blind Pilots
7. A.I.M.
8. Music Box
9. In Your Prime
10. Written Ap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