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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Isla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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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동시기 : 1990년대 |
| 데뷔/결성 : 1996년 |
| 심현보(1971.11.13, 키보드) , 하관웅(1971.10.06, 베이스) , 박민서(1978.08.28, 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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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음악을 직수입해 이식하는 과정을 밟았던 우리 음악계의 현주소에서, 의의로 뮤지션들이 많이 몰리는 직군은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로 대변되는 펑크(Punk)를 비롯해 종종 브릿팝과 동의이음어로 사용되는 영국의 모던록이다. 계보학적으로, 그룹 현이와 신데렐라나 H2O 등으로부터 시작점을 찍을 수 있는 이 음악은 그룹 언니네 이발관, 노이즈 가든, 델리스파이스(Delispice) 등에 의해 한 등성이에 올라섰고 이후 더더, 주주클럽, 자우림, 윤도현밴드, 롤러코스터 등의 그룹과 함께 또 한 등성이를 넘었으며 2002년 현재는 스웨터와 체리필터, 불독맨션, 트랜스픽션 등과 함께 완전한 주류 입고를 위한 국면을 맞고 있다. 헤비메탈, 얼터너티브, 하드코어 등 미국식 장르가 주류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데 비해 이 영국의 모던록은 멜로디컬한 요소를 좋아하는 국내 정서와 ‘록’이란 장르를 무의식적으로 신봉하는 음악팬의 기호가 맞아떨어져 ‘록은 시끄럽다’는 기존의 통념을 일파하고 댄스나 발라드 못지 않은 골수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실력파 집단답게 음악성까지 골고루 갖춰 향후 음악계에 소리 없이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뛰어난 그루브감과 연주실력, 작곡, 편곡에 능통한 한 모던록 그룹이 아가미를 벌리고 1997년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하지만 발라드나 댄스로 메인스트림을 교란한 게릴라식 전법의 음악인들 외에 초장부터 순수하게 모던한 록으로만 몰아 부친 이들에게 환대는 아무 것도 없었다. 댄스씬의 활화산에 압도된 구매자층과 음악팬들은 이들을 발견할 수가 없었고, 알게되었더라도 헤집고 나올 수 없는 늪 같은 진흙탕 속에서 이들의 실패를 지켜봐야 했다. 비운의 선각자들이 그러하듯, 아일랜드는 그렇게 때를 잘 못 탔고, 흡사 알이오 스피드웨건(REO Speedwagon)을 떠올리게 만드는 사운드는 너무 깔끔해서 저주받았다.
유희열이 대상을 차지했던 제4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키 작은 나무’로 은상을 차지했던 심현보(메인스트림을 활보하고 다니며 명성이 자자한 바로 그!)와 다년간 내공을 길러오며 여러 악기에 능한 하관웅(이 둘은 대학 동기다)이 탄생시킨 그룹 아일랜드는, 지금은 사라졌지만 당시 뛰어난 음반들을 많이 기획했던 삼성의 품안에서 첫 알을 부화시켰다. 포근한 지난날의 기억 속으로 인도하는 ‘겨울인가봐요(入冬)’나 ‘지중해에 가고싶다’와 같은 발라드에서부터, 토미 김(Tommy Kim)이 세션으로 참여해, 깔끔하면서도 헤비한 기타를 구사했던 데프 레파드(Def Leppard)의 사운드를 재현해 낸 ‘진화론’, 이들만의 월등한 짜임새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난중일기’, 결정적인 훅이 우리의 귀를 뚫고 들어오는 ‘화석’, 모던록이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수용한 ‘이빨 뽑기’ 등이 포진하고 있는 첫 작품은 극과 극의 경계를 허물고 블랙홀처럼 모든 음악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자기력을 품고 있는 수작이다. 거기에 단순한 밴드 포맷의 사운드에 안주하지 않고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걸작 3부작에서나 들을 수 있는 다양하고 실험적인 편곡으로 우리의 청각을 즐겁게 해 주고 있다. 그리하여 이 앨범은 유희열이 진행하던 <FM 음악도시>에서 1998년 최고의 음반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첫 작품과 더불어 심현보의 미성이 전체적으로 경쾌함과 질주감을 입히고 있는 이들의 두 번째 앨범은 기타리스트 박민서를 보강한 뒤인 1998년 말에 나왔다. <男女相悅之詞>란 타이틀이 붙은 이 음반은 전작을 압도하는 신선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이글즈(Eagles)의 ‘Sad cafe’를 연상시키는 ‘잠시후엔’이 라디오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그룹의 이름을 조금씩 알렸다. 이외에도 TV 퀴즈 프로그램 <골든벨>의 시그널 음악으로 쓰였던 ‘My girl’, 우리의 귓가를 살랑거리는 ’하늘을 바라보다‘, ’그녀가 말하길‘, 역량을 십분 발휘한 ’기억의 역류‘ 등이 무인도에 숨겨진 보석처럼 반짝거리고 있다.
재야의 실력파로 알려진 이들답게 이승환, 카니발, 리아, 베이시스, 일기예보, 에메랄드 케슬, 이기찬, 미스 미스터, 유리상자 등의 호화진용으로 여러 번의 콘서트를 성공리에 마친 이들은 위의 가수들 앨범 참여 외에도 고호경의 데뷔 앨범 전체의 세션을 맡았고 현재는 심현보가 솔로 작업으로 자리를 비운사이 새 여성 멤버를 기용해 3집 작업을 수행중이다. 록 음악의 인지도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어떤 역할을 해낼지 자못 기대되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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