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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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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광훈
데뷔/결성 : 1990년
활동시기 : 1990년대
솔로
- DATE : 2001/03 | HIT : 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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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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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유행하는 랩 스타일의 댄스뮤직인데요, 일단 리듬이 상당히 좋네요. 그런 반면에 멜로디 라인이 약한 것 같네요. 아무래도 랩을 하다보니까 멜로디 부분은 다른 곳보다 훨씬 신경 안 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1992년 MBC의 한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던 서태지와 아이들을 평한 이 말은 괜찮은 분석 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부정적인 뉘앙스 때문에 두고두고 서태지 음악의 폭풍을 예견하지 못한 사례로 인용되고 있다. 그는 이상하게도 이후부터 자신이 누렸던 명성에서 떨어져 내려가기 시작했으며 이후 조관우의 ‘늪’을 빼고는 그 자리를 되찾지 못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다섯손가락의 멤버들, 그리고 현 동물원의 멤버인 배영길과 그룹 사운드를 조직하며 음악에의 꿈을 키웠던 그는 우리 노래 전시회 3집에서 ‘마지막 눈빛’이라는 자작곡을 들고 데뷔한다. 하지만 그가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것은 가수로서가 아니라 변진섭의 앨범에 작업하면서부터였다. ‘홀로된다는 것’의 빅히트로 그는 최고 인기 작가의 반열에 들어선다. 계속해서 그는 변진섭의 2집에서 박주연과 같이 ‘너에게로 또 다시’, ‘숙녀에게’ 등을 히트시켰으며 김민우에겐 ‘사랑일 뿐야’, 이승철에게는 ‘넌 또 다른 나’를 같은 곡으로 히트시켰다.
그러나 그가 강조하던 멜로디만의 시대는 가고 비트와 리듬이 함께 가야만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는 인기 작곡가의 경지에서 후배들에게 밀렸으며 이미배의 앨범이나 김태우의 두 번째 앨범 등이 모두 주목받지 못하고 사라져갔다. 또한 그는 대작가로서의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고 대마초에 손대기도 하고, 조관우의 앨범을 사전 동의 없이 베스트로 만드는 등의 물의를 빚기도 하며 점점 더 무명의 늪으로 들어간다.
현재는 프로듀서 일을 하면서 작가연대에 참여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그는 작곡가 협회 이사를 맡는 등 음악계의 저변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다.
그는 1990년에 자신의 곡들을 가수들과 함께 한 프로젝트성 앨범을 낸다. 이 앨범에는 그가 만든 경음악 ‘Nude city''와 ‘밀크 초콜렛’를 비롯해 현미, 윤일, 김지환, 박주연, 박강성이 함께 한 ‘이웃이라면’이 있으며 윤일이 부른 ‘이율배반’, 박주연이 부른 ‘나의 다른 시작’ 등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1991년 발매된 그의 유일한 솔로 앨범은 자신의 곡으로 채우고 있으며 작사는 그의 한 때 파트너였던 박주연이 모두 도와주고 있다. 생각보다 짧은 7곡(경음악까지 8곡)을 수록한 이 앨범에서 그의 잠재성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그의 음색은 주영훈과 비슷하며 개성 없는 목소리는 모든 곡들을 잘 살리지 못하고 있다. 후에 이승철의 목소리로 리메이크되는 ‘넌 또 다른 나’는 확실히 좋은 곡임을 느끼게 하지만, 이승철에 의해 발견되기 전까지의 평범함을 못 벗고 있다. ‘나의 길은’의 첫 소절부터 전혀 가사가 전달해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전달되지 않고 있다. 가수로서의 꿈을 드리운 이 앨범은 애석하게도 그의 유일한 도전작이 되었다. 그리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과 함께 그의 시대도 가고 말았다. 작곡가에만 머물지 않고 가수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작곡가들의 가수에 대한 열망은 그 후 이경섭, 주영훈으로 이어져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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