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기타를 통한 다양한 음악 영역을 탐구해 가는 랄프 타우너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자이자 월드 퓨전 그룹 ‘오레건’(Oregon)의 리더이기도 한다. 그는 ECM에서 앨범을 내기 시작한 이후 지금껏 어쿠스틱 기타 연주만을 고집해 온 연주인이다.

클래식 기타와 12현 기타를 주로 연주하는 그는 동양과 서양, 중세와 현대, 재즈, 민속음악 등 다양한 요소를 그의 독특한 명상적 음악 속에 용해시킨다. 그의 이런 독특한 기타연주를 두고 재즈 평론가들은 그의 음악을 ‘포크 재즈’(Folk Jazz)라 명명했다. 각국의 민속음악과의 퓨전을 선보이는 그의 음악은 이후 팻 메스니와 같은 스타급 재즈 뮤지션에 의해 보다 대중적인 연주 스타이로 자리잡는다.

1940년 미국 워싱턴 주에서 태어난 랄프 타우너는 다섯 살때 오레곤주로 이주, 그 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현재 그가 이끄는 밴드 ‘오레곤’의 이름이 여기서 유래함) 음악선생님이자 교회의 올갠 연주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4세의 나이에 피아노를 시작한 그는 온 가족이 모두가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적인 환경에서 성장했다. 특이하게도 그는 기타가 아닌 트럼펫 연주로 정식 음악교육을 받았는데, 7세의 어린 나이에 딕시랜드 스윙밴드에서 연주활동을 하며 일찌감치 음악적 재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레곤 주립대학에서 클래식 작곡을 전공한 그는 대학 4학년 때 우연히 관심을 가지게 된 클래식 기타를 전공하기 위해 1963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난다. 클래식 기타의 거장 칼 샤이트(Karl Scheit)를 사사한 그는 클래식 기타라는 악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 새로운 음악적 세계를 여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1969년 다시 미국 뉴욕으로 건너간 그는 폴 윈터가 이끄는 월드 휴전 밴드 ‘Winters Consort’ 의 기타주자로 2년 동안(1970-71) 참가한다. 얼마 후 밴드 내에서 같이 연주를 하던 퍼커션 주자 콜린 월콧, 오브에 주자 폴 멕켄 들레스,, 베이스 주자 글렌 무어와 함께 그룹을 빠져나와 자신의 월드 퓨전 밴드인 ’오레건(Oregon)’을 1971년 조직한다.

랄프 타우너는 재즈 레이블인 독일 ECM의 프로듀서 만프레드 아이허(Manfred Eicher)와 첫 인연을 맺게 되고, 그의 솔로 데뷔작 <Trio/Solo>(1972)를 발표한다. 이 앨범을 시작으로 이후 30년 동안 랄프 타우너는 ECM을 통해 지속적으로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선보인다. 이후 다운비트, 뉴욕 재즈 어워드 등 각종 재즈전문매체가 선정한 최고의 어쿠스틱 재즈기타리스트로 선정되었으며 ECM을 통해 발표된 그의 대표작 <Solitice>(1974)로 1976년 독일 비평가 협회 상을 수상하였다.

1970년부터 지금껏 그는 자신과 그룹 오레곤의 이름으로 무려 40여장 이상의 앨범을 발표했으며 또한 키스 자렛, 웨더 리포트, 게리 버튼, 존 에이버크롬비, 게리 피콕 등 재즈의 거장들과 협연하면서 수많은 레코딩과 공연 활동을 선보였다. 국내에도 이병우와 같은 기타리스트의 연주 세계에도 많은 영향을 준 그는 지난 2001년 내한 공연을 가진 바 있다.